나이 들면 잠 줄어드는 게 당연? 햇볕 쬐면 잘 잔다

입력 2026.05.17 08:02
해먹에 누워 있는 노인
연구팀은 고령층의 부족한 햇빛 노출이 생체 시계 노화를 가속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드는 현상이 뇌 기능 저하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고령층은 잠을 적게 자도 된다는 흔한 오해와 달리 수면 부족이 전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수면의 질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나이이라 구네라트네 교수팀이 학술지 '슬리프 메디슨 클리닉(Sleep Medicine Clinics)'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고령층 수면 장애 핵심 원인은 뇌 시상하부에 위치한 상교차핵 노화에 있다. 상교차핵은 약 2만개 신경세포로 구성돼 우리 몸의 24시간 주기를 관리하는 시계 역할을 한다. 노화로 인해 이 세포들의 기능이 약해지면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호르몬 분비 리듬이 깨지면서 자고 깨는 타이밍이 어긋나게 된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특히 고령층의 부족한 햇빛 노출이 생체 시계 노화를 가속하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빛은 상교차핵에 시간을 알려주는 가장 강력한 신호다. 이 자극이 부족해지면 생체 시계가 길을 잃어 저녁 일찍 졸음이 쏟아지고 새벽에 눈이 떠지는 수면 위상 전진 증후군이 나타난다.

신체 질환과 약물 복용도 숙면을 방해하는 주요 변수다. 65세 이상 성인 약 40%가 5가지 이상 약물을 복용하는 다제복용 상태이며 이로 인한 약물 간 상호작용이 수면 장애를 유발한다. 전립선 비대증 등 비뇨기계 변화에 따른 야간뇨 역시 고령층 최대 80%가 경험하는 흔한 방해 요소다. 자는 동안 호흡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이나 꿈속 행동을 실제 몸으로 옮기는 렘 수면 행동 장애 등은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에게 부상을 입힐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고령층이 잠을 적게 자도 된다는 통념은 의학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성인 권장 수면 시간인 최소 7시간을 확보하려면 생활 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라며 "낮 시간 햇빛 노출을 늘려 생체 시계를 자극하고 알코올 섭취를 제한해 수면의 질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