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고혈압·당뇨 앓았다면… 자녀 심혈관 건강 '비상'

입력 2026.05.15 11:43
혈당을 재는 임신부
임신 중 고혈압을 겪은 산모의 자녀는 그렇지 않은 또래보다 체질량지수가 2.8점 높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엄마가 임신 중 합병증에 노출될 경우 자녀 심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대 초반에 이미 또래보다 혈관이 노화되고 비만이나 당뇨병 위험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과대학 닐레이 샤 교수팀은 1998~2000년 미국 20개 도시에서 출생한 산모와 자녀 1350쌍을 20년 이상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산모의 임신 중 고혈압, 임신성 당뇨병, 조산(37주 미만) 여부를 확인하고 자녀가 22세가 됐을 때 심혈관 건강 지표를 측정해 비교했다.

연구 결과, 임신 중 고혈압을 겪은 산모의 자녀는 그렇지 않은 또래보다 체질량지수가 2.8점 높았고 이완기 혈압은 2.3mmHg, 당화혈색소 수치는 0.2% 더 높았다. 특히 경동맥 초음파 검사 결과, 이들의 동맥벽 두께는 대조군보다 약 0.02mm 더 두꺼웠다. 연구팀은 "0.02mm는 수치상 작아 보이지만 실제 연령보다 혈관이 3~5년 더 늙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향후 심혈관 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결정적 신호"라고 말했다.

임신성 당뇨 역시 자녀의 혈압 상승과 동맥벽 두께에 영향을 미쳤으며 조산으로 태어난 자녀는 성인이 됐을 때 혈당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였다. 현재 미국 내 임신 합병증 발생률은 전체 임신의 약 25%에 달해 이러한 건강 대물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닐레이 샤 교수는 "심혈관 질환 위험은 생물학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세대 간에 전달된다"며 "부모가 되기 전부터 운동과 식단 관리를 통해 최상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자녀에게 건강한 미래를 물려주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은 임신 중 합병증이 있었다고 해서 자녀의 발병이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샤 교수는 "심혈관 질환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임신 중 합병증을 경험했다면 자녀가 어릴 때부터 올바른 생활 습관을 지닐 수 있도록 소아과 전문의 조언을 받는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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