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대장암, 조기 발견 시 완치율 90%… 정기 검진이 최선의 예방

입력 2026.05.15 11:37

[전문의에게 묻다] 성빈센트병원 대장항문외과 유니나 교수

유니나 교수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대장항문외과 유니나 교수.​/사진=신지호 기자
대장암은 국내 암 발생률 3위를 기록할 정도로 흔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90%를 상회하는 희망적인 암이다. 하지만 서구화된 식생활과 불규칙한 생활 습관으로 최근 대장암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20~40대 젊은 층 발생률은 조사 대상 42개국 중 세계 1위를 기록하며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대장항문외과 유니나 교수를 만나 대장암 최신 치료 전략과 예방법, 그리고 수술 후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들어봤다.

-대장암은 어떤 질환인가?
“대장의 가장 안쪽 층인 점막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대장벽은 보통 네 가지 층으로 구성되는데 일반적으로 대장암이라 부르는 것은 점막에서 암세포가 시작된 경우다. 처음에는 작은 용종에서 출발해 시간이 흐르며 점막 세포가 과증식해 덩어리를 형성한다. 용종이 암으로 변하기까지는 통상 10년 이상 소요된다. 이 덩어리가 점차 커지면 장벽을 뚫고 주변 조직이나 림프절로 침범하며 병을 악화시킨다. 대장암은 진행 속도가 비교적 완만해 정기 검진만 제때 이뤄지면 조기 발견을 통해 완치할 기회가 많다. 실제 조기 발견 시 5년 생존율은 90% 이상이며 특히 1기는 95% 이상으로 매우 높다.”

-발생 원인은 무엇인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 작용한다. 최근에는 식습관 영향이 커지고 있다. 가공육 섭취는 장내 미생물 환경을 변화시켜 발암 물질을 유도한다. 신체 활동 부족도 치명적이다. 활동량이 적으면 대변의 장 통과 시간이 길어지고 그만큼 발암 물질이 대장 점막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2040 세대의 발생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이유도 서구화된 식단과 앉아 지내는 생활 패턴이 장내 세균총을 변화시켰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주요 증상은?
“대장은 위치에 따라 맹장, 결장, 직장으로 구분하며 증상도 다르다. 우측 상행결장은 내경이 넓어 암이 상당히 커질 때까지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대신 미세 출혈로 인한 만성 빈혈이나 피로감, 복부 종괴 등이 나타난다. 반면 항문과 가까운 좌측 결장이나 직장에 암이 생기면 장 통로가 좁아 변비가 생기거나 변이 가늘어진다. 특히 직장암은 선홍색 혈변과 점액변이 특징이다.”

-국내 대장암 발병 추이는 어떠한가?
“우리나라 대장암 발병률은 전체 암 중 3위 정도를 차지한다. 다행히 대장내시경 검사가 보편화돼 80% 이상의 환자가 1기나 2~3기 단계에서 진단된다. 다만 고령 환자의 경우 장 정결제 복용 등 검사 과정 자체가 힘들 수 있고 대장암 자체가 오랜 기간에 걸쳐 발생하는 병이다 보니 70~80대 환자 비중이 여전히 높다. 반면 젊은 층에서는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가장 확실한 방법은 대장내시경이다. 카메라를 통해 장 내부를 직접 관찰하며 비정상적으로 자라는 덩어리를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조직 검사를 시행해야 확진이 가능하다. 분변잠혈검사는 대변에 섞인 미세한 혈액을 찾아내는 기초 검사지만 암이 있어도 출혈이 없는 경우가 있어 한계가 있다. 내시경을 통해 암으로 확진되면 병의 전이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CT 등 영상 검사를 시행해 병기를 결정한다.”

-검진 주기와 고위험군 기준은?
“나이가 들수록 위험도가 증가하므로 50세 이상은 반드시 5년마다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한다. 최근 젊은 층 발병률이 높아짐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45세부터 첫 검진을 시작할 것을 권고한다. 가족 중 대장암이나 난소암 등 다른 암 내력이 있는 경우 염증성 장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더 일찍 검사를 시작해야 한다. 음주, 흡연, 비만 등 생활 습관이 좋지 않은 경우도 주의가 필요하다.”

-젊은 층 환자가 더 위험한 이유는?
“방심하기 때문이다. 젊은 층은 혈변이 나와도 치질로 생각하거나 소화불량을 단순 장염으로 치부하며 방치한다. 국가 검진 대상도 아니어서 의심 증상이 있어도 병원 방문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문제는 젊은 층 암일수록 세포 증식이 빠르고 공격적인 성향을 띠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뒤늦게 병원을 찾으면 이미 3기 후반이나 4기로 진행된 상태여서 예후가 불량할 위험이 크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암세포를 물리적으로 완전히 제거하는 '완전 절제'가 원칙이다. 암을 포함해 암을 먹여 살리는 혈관과 주변 림프절까지 광범위하게 절제한다. 특히 직장은 좁은 골반 내에 신경과 장기가 밀집해 있어 수술 난도가 높다. 이때 로봇 수술을 활용하면 미세 자율신경까지 선명하게 확인하며 정밀하게 박리할 수 있다. 이는 항문 기능을 살리고 배뇨 장애나 성기능 저하 등 합병증을 줄이는 데 결정적이다.”

-다학제 진료를 강조하는 이유는?
“단순히 의사 한 명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가 모여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향을 잡기 때문이다.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됐던 환자들을 위해 고난도 복잡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방사선이나 항암 치료로 암 크기를 줄인 뒤 필요하다면 주변 장기나 뼈까지 광범위하게 절제해 몸 안에 암세포가 남지 않도록 한다. 수술 중 복강 내 항암 요법 등을 병합해 완치율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은?
“암 절제만으로 치료가 끝난 것은 아니다. 대장암은 수술 후 설사나 변비 등 배변 습관 변화가 필연적으로 나타나며 이는 환자의 일상 복귀를 가로막는 큰 벽이 된다. 단순히 암을 떼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약물 치료, 식이 요법, 운동 치료 등 환자가 일상생활에 온전히 복귀하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치료의 완성이다. 병이 찾아온 것을 자책하기보다 자신에게 최선의 치료 기회를 주는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유니나 교수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대장항문외과 유니나 교수.​/사진=신지호 기자
유니나 교수는…
미국 미시간대학교를 졸업하고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성빈센트병원 대장암센터장과 대장항문외과분과장을 맡아 진료 현장을 이끌고 있다. 주요 진료 분야는 대장암, 로봇 및 복강경 수술, 골반저질환 등이며 특히 고난도 직장암 수술 및 재발, 전이성 대장암의 다학제 치료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단순한 암 제거를 넘어 수술 후 삶의 질까지 고려한 통합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타 장기 침윤으로 수술이 어려운 환자를 위한 고난도 복잡 수술 클리닉과 수술 후 합병증을 관리하는 골반 건강재활센터를 설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으며 대한대장항문학회 및 대한외과학회 평생회원으로 활동하며 환자 중심의 의료 환경 구축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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