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인슐린 저항성 높으면, 딸 복부 지방 증가

입력 2026.05.13 21:00
인슐린을 주입하는 산모
산모의 공복 혈당 수치가 1mmol/L 높아질 때마다 여아의 체지방률은 약 6%씩 증가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임신 후기 산모의 인슐린 저항성이 높을수록 여자 자녀의 복부 지방이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경향은 남아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았는데 여아가 임신 후기 산모의 대사 환경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덴마크 오덴세 대학 병원 연구팀은 오덴세 아동 코호트에 참여한 여성 903명의 임신 3분기(32~36주) 인슐린 저항성, 공복 혈당, 인슐린 수치를 분석했다. 이후 자녀가 7세가 됐을 때 정밀 체성분 검사를 통해 지방 분포를 측정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제28회 유럽 내분비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분석 결과, 태아기에 높은 인슐린 저항성에 노출된 여아는 7세 시점에 상체와 몸통 등 중앙 부위는 물론 하체와 전체 체지방량이 모두 유의미하게 많았다. 특히 산모의 공복 혈당 수치가 1mmol/L 높아질 때마다 여아의 체지방률은 약 6%씩 증가했다. 이 결과는 산모의 임신 전 체중과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아는 산모의 인슐린 저항성과 체지방 사이에서 뚜렷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남아의 체지방량은 주로 산모의 체질량지수(BMI)에 영향을 받았으나 여아는 산모 체중보다 자궁 내 대사 환경 자체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임신 중에는 태반 호르몬 변화로 인슐린 요구량이 급격히 증가하며 인슐린 저항성은 임신 후기에 정점에 도달한다. 연구팀은 이 시기의 호르몬 노출이 아동의 장기적인 건강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카밀라 비올라 팜 박사는 "연구에 참여한 산모들은 비교적 날씬하고 건강한 편이었으나 임신 중 높은 인슐린 저항성이 여아의 미래 복부 지방 축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과도한 복부 지방은 향후 제2형 당뇨병이나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임신 초기나 수태 전부터 산모의 대사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팀은 표본의 특성상 모든 사례에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성별에 따른 감수성 차이 기전을 밝히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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