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다 사망률 높은 고관절 골절… ‘발가락’ 보면 위험 알 수 있다

입력 2026.05.11 08:30
노인 발가락 통증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의 건강을 돌아보는 자녀들이 늘고 있다. 특히 고령자에게 흔한 낙상은 단순 타박상으로 끝나지 않고 생명을 위협하는 골절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고관절 골절은 장기간 거동이 어려워지며 폐렴, 혈전증, 욕창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대표적 손상이다.

◇고령자 낙상, 단순 사고 아닌 ‘생명 위협’
고령자는 노화로 인해 뼈와 혈관, 근육 기능이 전반적으로 약해져 있다. 이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나 출혈이 쉽게 발생한다. 특히 골다공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가벼운 미끄러짐이나 주저앉는 정도의 사고만으로도 고관절이 부러질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김준성는 “고령자의 낙상은 겉으로 보기엔 가벼워 보여도 내부 손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고관절 골절은 회복 과정에서 전신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어 빠른 판단과 적절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관절 골절은 허벅지뼈와 골반이 연결되는 부위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한 번 골절이 발생하면 장기간 침상 안정이 필요해지고 활동량이 급격히 줄어든다. 이후 폐렴, 욕창, 혈전증, 근력 감소, 인지 기능 저하 같은 합병증 위험도 커진다.

김준성 교수는 “고관절 골절을 경험한 고령자의 1년 내 사망률은 20~3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는 일부 암 질환에 견줄 정도로 위험한 수치”라고 말했다.

◇사타구니 통증·다리 변형 보이면 의심해야
낙상 이후 사타구니나 엉덩이 통증을 호소하거나 다리에 체중을 실지 못하는 경우에는 고관절 골절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다리 길이가 달라 보이거나 발끝이 바깥쪽으로 돌아가는 ‘외회전’ 증상도 대표적인 신호다.

문제는 고령자의 경우 통증 표현이 명확하지 않거나 “괜찮다”며 증상을 숨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단순 타박상으로 여기고 방치했다가 상태가 악화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김준성 교수는 “통증이 심하지 않더라도 골절이 숨어 있을 수 있다”며 “다리를 들어 올릴 수 있는지, 무릎을 굽힐 수 있는지, 발목 움직임이 가능한지 등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억지로 일으키면 상태 악화될 수도
전문가들은 낙상 직후 환자를 무리하게 일으키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불완전 골절 상태에서 억지로 움직이면 완전 골절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자가 낙상 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거나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 의식이 흐리거나 팔다리 감각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즉시 119에 신고하는 것이 권고된다.

김준성 교수는 “환자를 급하게 부축하기보다 우선 현재 자세에서 통증과 움직임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며 “움직이는 과정에서 통증이 심해지거나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중단하고 전문 구조 인력을 기다리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