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레칸’ 보충제 효과 있을까? 의사에게 물어보니…

입력 2026.05.04 19:03
무릎 통증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골 구성 성분인 ‘아그레칸’을 활용한 보충제가 나오고 있지만,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입으로 섭취한 아그레칸 성분이 무릎 연골에 직접 도달하여 재생을 돕는다는 근거는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올센병원 정형외과 김준한 병원장은 "연골 성분이긴 하지만, 먹는다고 해서 곧 연골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아그레칸은 연골의 핵심 구성 성분인 ‘프로테오글리칸’의 일종이다. 단백질에 콘드로이친 황산과 케라탄황산이 결합된 구조로, 연골의 탄성과 완충 기능 유지에 관여한다. 기존 관절 보충제가 글루코사민이나 콘드로이친 같은 개별 성분을 따로 보충하는 방식이었다면, 아그레칸은 두 성분이 결합된 형태라는 점을 내세운다.

문제는 체내에서는 이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그레칸은 섭취 후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과 당 성분으로 분해·흡수된다. 형태를 유지한 채 관절까지 전달되는 경로는 없다. 게다가 연골은 혈관이 없는 조직이다. 혈류를 통해 영양분이 직접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분해된 성분이 연골로 이동해 재생으로 이어지는 것도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아그레칸을 포함한 관절 보충제에 대한 과도한 기대 탓에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통증이 줄어든 것을 호전으로 받아들이고 병원 방문을 미루는 식이다. 특히 초기 관절염이나 연골판 손상 단계에서는 이런 지연이 질환 진행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김준한 병원장은 "통증이 줄었다고 해서 관절이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통증 변화와 구조적 손상은 별개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효과가 비교적 명확하게 확인된 치료는 관절강 내 주사다. 하이알루론산이나 폴리뉴클레오티드 주사는 관절 내 마찰을 줄이고 염증 반응을 낮춘다는 임상적 근거가 쌓여 있다. 일부 보충제의 경우 염증 반응을 완화하거나 통증을 줄이는 데 간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이 역시 연골 재생과는 다른 문제다. 통증 완화나 염증 조절, 기능 개선 가능성이 있는 정도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보충제를 복용한 뒤 통증이 줄었다고 해서 연골이 회복됐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관절 통증은 염증 정도, 활동량, 체중 부하, 근력 상태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보충제를 장기간 복용한다면 안전성도 고려해야 한다. 건강기능식품이라도 과다하거나 오래 복용할 시 간이나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으로 여러 약을 복용 중인 경우에는 성분 간 상호작용 가능성도 있다.

결국 관절 건강을 좌우하는 것은 체중 관리와 근력 강화다. 적절한 하중이 가해져야 연골 세포의 대사가 유지된다. 몸에서 보내는 신호를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김 병원장은 "통증이 없더라도 이상 징후가 느껴진다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MRI(자기공명영상) 등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