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자녀를 둔 A씨 부부는 어린이날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아이에게 킥보드를 선물하고 공원에서 타는 법을 알려주던 중, 잠시 한눈을 판 사이 내리막길에서 넘어져 뇌진탕과 손목 골절을 입었기 때문이다. 인근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뒤 한동안 병원을 오가야 했다.
실제로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5월은 어린이 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다. 소방청이 2021~2023년 13세 이하 어린이 안전사고를 분석한 결과, 총 10만8759건으로 연평균 3만6253건이 발생했다. 특히 5월 발생 건수가 가장 많았으며, 사고 유형은 낙상·추락이 43%로 가장 많았고 교통사고(26.2%), 열상(13.2%)이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A씨 사례처럼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 증가로 인한 사고도 늘고 있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19~2024년 보행자·자전거·개인형 이동장치 관련 사고 약 17만 건 중, 고령층을 제외하면 7~12세 초등학생 피해가 가장 많았다. 특히 어린이날 등 야외활동이 증가하는 5~6월에 사고가 집중됐으며, 5월 사고 건수는 겨울철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울산엘리야병원 관절척추센터 최치범 센터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어린이는 낙상 시 한쪽 방향으로 넘어지며 엉덩이 골절을 입거나, 넘어질 때 반사적으로 손을 짚어 손목 골절이 발생하기 쉽다”며 “학령기 아이들은 위험 인지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고 골격도 약해 낙상 사고에 취약하므로 보호자의 주의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부상 시 초기 대처도 중요하다. 최 센터장은 “야외활동 중 관절을 다쳤다면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냉찜질 후 압박 고정을 한 뒤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며 “머리를 다쳤다면 겉으로 증상이 없더라도 뇌출혈 등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어 반드시 신속히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 야외활동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환경 점검과 보호장비 착용이 기본이다. 야외활동 시에는 바지와 운동화 등 활동하기 편한 복장을 착용하고, 목걸이·후드가 달린 옷·끈이 긴 의류·슬리퍼 착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놀이터에서는 ▲바닥 모래가 충분히 깔려 있는지 ▲파손된 놀이기구는 없는지 ▲유리조각이나 날카로운 물체는 없는지 ▲시설이 훼손돼 있지는 않은지 ▲안전검사를 받은 시설인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또한 어린이가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자전거·킥보드 이용 시 보호장구 착용 ▲공놀이 등은 구분된 공간에서 실시 ▲움직이는 그네 앞을 지나가지 않기 ▲높은 놀이기구 위에서 장난치지 않기 ▲자전거·킥보드는 정해진 장소에서만 이용 ▲경사로나 차도에서는 내려서 끌기 등 기본 수칙을 반복적으로 지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조심하라’는 말보다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반복 교육이 사고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