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영양 불균형 심각… 과일 통해 비타민C·식이섬유 섭취 늘려야"

입력 2026.04.22 07:01

Food Talk_키위

지난달 '한국-뉴질랜드 영양학 학술 교류 세미나' 개최
한국인들, 초가공식품·육류 소비 늘고 과일 섭취는 줄어
"영양소 밀도 높은 키위, 비타민C·식이섬유 등 다량 함유"
"가공하지 않고 먹어야 필수 성분 효과적으로 보충"

제스프리 제공
한국인의 식탁이 바뀌고 있다. 배달 음식과 초가공식품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탄수화물·과당·지방 위주의 식단이 자리 잡은 반면, 몸에 필요한 미량 영양소 섭취는 점점 줄어드는 모습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육류와 초가공식품 중심으로 구성된 식단에서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로 '비타민C'와 '식이섬유'를 꼽는다. 두 영양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면역력 저하와 장내 환경 악화로 이어져 건강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대사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경희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정자용 교수는 지난달 18일 뉴질랜드 타우랑가에서 열린 '한국-뉴질랜드 영양학 학술 교류 세미나'에서 "비타민C와 식이섬유는 면역 기능 유지와 장 건강, 혈당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영양소 밀도가 높은 과일을 먹는 것만으로도 비타민C·식이섬유 보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식이섬유, 혈당 상승 속도 조절에 도움

비타민C의 중요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면역세포 기능 유지에 관여하며, 피부와 혈관 건강을 위해 필요한 콜라겐 합성을 돕는다. 동시에 철분 흡수를 촉진하는 역할도 한다. 피로 회복과 감염 예방에 기여할 수 있는 영양소인 만큼 꾸준한 섭취가 필요하다.

식이섬유는 단순히 배변 활동을 돕는 것을 넘어, 장내 미생물 환경을 개선하고 혈당 상승 속도를 조절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은 위장에서 음식물과 만나 소화 속도를 늦추고, 식후 혈당 반응을 완화하는 데 기여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식이섬유는 당뇨병 예방과 관리 측면에서도 중요한 영양소로 평가된다. 성균관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허진희 교수는 "식이섬유 섭취가 부족하면 장내 환경 악화와 혈당 불안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대사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키위, 몸에 필요한 영양소 풍부하게 함유

비타민C와 식이섬유 보충을 위해서는 과일 섭취가 필수적이다. 과일의 경우 건강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식물성 화학물질(파이토케미컬)을 보충·섭취하려면 원물, 즉 통과일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대사 건강 측면에서도 통과일을 먹었을 때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과일을 갈거나 즙으로 만들어 먹으면 식이섬유 구조가 일부 손상될 수 있고 혈당 반응도 더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여러 과일 중에서도 키위는 비타민C와 식이섬유를 비롯해 비타민E, 엽산, 칼륨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영양소 밀도 또한 높아 적은 양으로도 풍부하게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 특히 썬골드키위의 경우 약 100g당 152㎎의 비타민C를 함유해 한 알로 하루 권장량 충족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키위의 영양학적 특성과 이로 인해 기대할 수 있는 다양한 효능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되기도 했다. 허진희 교수는 "연구 결과들을 보면, 키위에 풍부한 영양소를 원물 형태로 섭취됐을 때 피부 건강과 인지 기능, 장 건강, 혈당 반응 등 몸의 다양한 영역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순천향대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는 "당류가 많은 간식과 가공식품 위주의 식습관이 자리 잡으면서 아동·청소년 비만이 증가하고 있다"며 "과일 섭취를 자연스럽게 늘리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스프리 제공
혈당 상승 막으려면 식사 30분 전에 먹어야

과일이 건강에 이롭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실제 꾸준히 먹기는 쉽지 않다. 특히 10·20대의 경우 '번거롭다'는 인식 탓에 과일 섭취를 꺼리곤 한다. 전문가들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과일을 접하려면 섭취 편의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는 "어릴 때부터 과일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썬골드키위는 면역 기능 유지에 관여하는 비타민C가 풍부하고 세포 성장·발육에 필요한 엽산을 함유한 데다, 한 알씩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어린이들의 간식 습관을 바꾸는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과일 섭취에 따른 급격한 혈당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이는 섭취량과 섭취 시점 등을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해결 가능한 문제다.

서울ND의원 박민수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과일을 무조건 혈당 상승의 원인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섭취 시점을 조절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식사 30분 전에 키위를 먼저 섭취할 경우 식후 혈당 상승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키위, 피부 개선하고 혈당 상승 억제해준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키위의 영양학적 특성과 효능에 대한 여러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뉴질랜드 오타고대학교 마그릿 비서스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 남녀가 썬골드키위를 8주 동안 매일 섭취했을 때 혈중·피부 내 비타민C 농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피부 건강 또한 개선됐다.

뇌 인지 기능과 관련된 연구도 있다. 영국 노팅엄대학교 연구진은 MRI 검사를 통해 썬골드키위·그린키위·루비레드키위를 섭취한 그룹과 대체당 음료를 섭취한 그룹의 뇌 활동을 비교했다. 그 결과, 키위 섭취 그룹의 인지 기능 관련 뇌 부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활성도를 보였다.

뉴질랜드 생물경제과학연구소에 따르면, 키위 속 수용성 식이섬유 펙틴은 소화 속도를 늦춰 식후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하는 데도 관여했다. 특히 식사 30분 전에 키위를 섭취했을 때 혈당 변화가 가장 완만했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존 먼로 박사는 "키위를 갈거나 즙으로 만들면 펙틴이 일부 손상될 수 있다"며 "가능한 원물 형태로 섭취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