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는 아닌데… 호흡 가빠지는 ‘과호흡 증후군’, 병원 가야 할 때는?

입력 2026.04.19 21:01
과호흡 증후군으로 괴로움을 호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숨이 가쁘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지만,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진료 현장에서는 이 같은 과호흡 증후군 사례가 늘고 있다.

인천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진우 원장은 "예전에는 20~30대 여성에서 주로 보였지만 최근에는 1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전 연령대로 확산되는 양상"이라며 "불안장애나 공황 증상이 없어도 수면 문제나 만성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증상은 어지럼, 손발 저림, 가슴 답답함 등으로 나타난다. 과도한 호흡으로 체내 이산화탄소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반응이다. 환자는 이를 ‘숨이 부족하다’고 느끼며 더 크고 빠르게 호흡하려 하지만, 이 과정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과호흡 증후군은 호흡보다 그에 대한 인식과 반응이 경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반응 자체는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지만,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경과가 달라진다. 같은 증상이라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일시적으로 끝나지만, 심장이나 폐 이상을 의심하는 순간 불안이 커지면서 호흡이 빨라지고 증상이 악화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예기불안(앞으로 겪을 과호흡을 불안해 하는 것)이 증상을 반복시키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과호흡 증상 자체보다, 다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형성되는 순간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이러한 불안은 호흡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증상을 반복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단순히 증상이 몇 차례 나타났다는 이유만으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또 과호흡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복되기 시작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예기불안이 형성되는 시점부터는 치료가 필요한 단계로 볼 수 있다.

조진우 원장은 "숨을 더 쉬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는 그 행동이 증상을 더 악화시킨다"며 "환자들은 들이마시는 것에 집중하는데, 오히려 천천히 내뱉는 호흡에 집중해야 호흡 리듬이 안정된다"고 말했다. 치료는 호흡 교정과 함께 증상에 대한 이해를 바로잡는 것에서 시작된다. 증상이 신체 이상이 아니라 호흡 패턴의 결과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불안이 줄어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라면 치료가 필요하다. 이 경우 만성적인 스트레스 상태가 배경으로 작용하는 만큼, 약물치료를 병행해 불안 수준을 낮추는 접근이 이뤄진다.

예방을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가 기본이다. 특히 음주, 흡연, 카페인 섭취는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조진우 원장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술이나 커피에 의존하기보다 운동이나 휴식, 주변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풀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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