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 공기 점검해야"… 라돈, 난소암 위험 높인다

입력 2026.04.14 21:00
환기하는 노인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성 가스 '라돈'이 여성의 난소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성 가스 '라돈'이 여성의 난소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라돈은 토양과 암석, 물 속에 있는 우라늄이 자연적으로 붕괴되면서 생기는 무색무취의 기체다. 주로 건물 바닥이나 벽의 작은 틈을 통해 실내로 들어와 공기 중에 쌓일 수 있다.

이미 라돈은 흡연 다음으로 폐암을 많이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라돈이 붕괴되면서 생기는 방사성 입자가 호흡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오고, 폐 조직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라돈이 폐뿐 아니라 난소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미국 노스다코타대 의대 게리 슈워츠 교수 연구팀은 1993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 여성건강계획(WHI)에 참여한 여성 12만8000명을 장기간 추적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거주지 주소를 바탕으로 라돈 노출 수준을 추정했다. 라돈 농도는 ▲저농도(2pCi/L 미만) ▲중간(2~4pCi/L) ▲고농도(4pCi/L 초과)로 나눠 분석했다. 4pCi/L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실내 라돈을 줄일 것을 권고하는 기준이며, 한국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평균 연령 63.1세의 여성들을 약 17.7년 동안 추적한 결과, 난소암은 1645건 발생했고 이 중 1048명이 사망했다.

분석 결과, 라돈 농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여성은 낮은 지역에 비해 난소암 발생 위험이 약 31% 높았고, 사망 위험도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명률이 높은 '장액성 난소'’에서 이런 경향이 더 뚜렷했다.

또한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여성은 위험이 더 컸다. 고농도 라돈 환경에 노출된 동시에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난소암 발생 위험은 최대 63%까지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라돈이 방출하는 '이온화 방사선'이 암 발생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 원자폭탄 생존자 연구에서도 방사선 노출이 난소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주거지 라돈 노출과 폐경 이후 여성의 난소암 사이의 연관성을 개인 단위에서 확인한 첫 대규모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라돈이 폐뿐 아니라 혈액을 통해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장액성 난소암은 치명률이 높지만, 라돈은 비교적 쉽게 관리할 수 있는 환경 요인"이라며 "이번 결과는 난소암 예방 전략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지난 10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