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오의 毛나리자(모발 나려면 이것부터 알자)
머리카락을 지키기 위해 남성성을 담보로 잡아야 하는 시대는 이제 저물고 있다. 진료실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탈모 환자들의 가장 큰 비극은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 자체가 아니라, 부작용이 두려워 치료의 골든타임을 스스로 놓쳐버리는 데 있다. 성 기능 저하나 우울감이라는 부작용에 대한 공포가 치료의 문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의학적 데이터는 이 해묵은 숙제에 대해 매우 명쾌하고 과학적인 해답을 제시한다.
안드로겐성 탈모는 유전과 남성 호르몬인 DHT가 결합해 모낭을 서서히 굶겨 죽이는 질환이다. 그동안 우리는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를 복용하는 방식을 표준으로 삼아왔다. 문제는 전신 혈류를 타고 도는 먹는 약의 특성상, 아주 낮은 확률일지라도 전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최근 발표된 논문에서 52주간의 임상 기록은 바로 이 지점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0.25% 농도의 바르는 피나스테리드 스프레이를 1년 동안 매일 사용한 146명의 남성을 추적했다.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었다. 정수리 부위의 모발 수가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바르는 약의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앞머리와 M자 부위에서 훨씬 더 드라마틱한 변화가 관찰됐다. 앞머리 영역의 모발 수는 제곱센티미터당 평균 32.3가닥이나 늘어났는데, 이는 정수리의 증가 폭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왜 정수리보다 앞머리에서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까. 해답은 모발 성장의 메커니즘에 있다. 앞머리 쪽 모낭은 DHT 억제 신호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게다가 해부학적으로 앞쪽 두피 피부가 상대적으로 두꺼워 약물이 침투하고 머무르는 데 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단순히 머리카락 숫자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가늘고 힘없던 모발의 지름이 굵어지며 건강한 성모(Terminal hair)로 변모했다는 사실은 모낭의 퇴화 과정이 역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안전성이다.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매일 스프레이를 뿌렸음에도 발기부전, 성욕 감퇴, 여유증 같은 전신 부작용이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오직 6.2%의 환자에게서 가벼운 두피 가려움이나 붉어짐이 나타났을 뿐이며, 이마저도 치료 중단 없이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바르는 피나스테리드가 혈중 DHT 농도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두피 국소 부위의 DHT 수치만을 정밀하게 타격하는 핀포인트 타격에 성공했음을 의미한다.
물론 연구의 한계도 존재한다. 이번 연구는 과거에 성 기능이나 기분 장애 병력이 있었던 이들을 제외하고 진행되었기에, 해당 병력이 있는 환자라면 반드시 전문가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건강 상태를 가진 남성이라면 바르는 피나스테리드는 먹는 약의 가장 강력하고 안전한 대안이 되기에 충분하다.
탈모 치료는 100미터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평생을 이어가야 할 마라톤이다.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페이스 유지와 안전이다. 치료 과정 자체가 고통스럽거나 두렵다면 그 경주는 결코 끝까지 완주할 수 없다. 0.25% 바르는 피나스테리드는 그동안 우리가 가졌던 심리적 장벽을 허물어줄 가장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무기다. 이제는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치기보다, 146명의 환자가 1년간 몸소 증명해 준 이 데이터의 힘을 믿고 당당하게 치료의 길로 들어설 때다.
(*이 칼럼은 뉴헤어 성형외과 김진오 원장의 기고입니다.)
안드로겐성 탈모는 유전과 남성 호르몬인 DHT가 결합해 모낭을 서서히 굶겨 죽이는 질환이다. 그동안 우리는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를 복용하는 방식을 표준으로 삼아왔다. 문제는 전신 혈류를 타고 도는 먹는 약의 특성상, 아주 낮은 확률일지라도 전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최근 발표된 논문에서 52주간의 임상 기록은 바로 이 지점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0.25% 농도의 바르는 피나스테리드 스프레이를 1년 동안 매일 사용한 146명의 남성을 추적했다.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었다. 정수리 부위의 모발 수가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바르는 약의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앞머리와 M자 부위에서 훨씬 더 드라마틱한 변화가 관찰됐다. 앞머리 영역의 모발 수는 제곱센티미터당 평균 32.3가닥이나 늘어났는데, 이는 정수리의 증가 폭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왜 정수리보다 앞머리에서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까. 해답은 모발 성장의 메커니즘에 있다. 앞머리 쪽 모낭은 DHT 억제 신호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게다가 해부학적으로 앞쪽 두피 피부가 상대적으로 두꺼워 약물이 침투하고 머무르는 데 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단순히 머리카락 숫자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가늘고 힘없던 모발의 지름이 굵어지며 건강한 성모(Terminal hair)로 변모했다는 사실은 모낭의 퇴화 과정이 역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안전성이다.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매일 스프레이를 뿌렸음에도 발기부전, 성욕 감퇴, 여유증 같은 전신 부작용이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오직 6.2%의 환자에게서 가벼운 두피 가려움이나 붉어짐이 나타났을 뿐이며, 이마저도 치료 중단 없이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바르는 피나스테리드가 혈중 DHT 농도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두피 국소 부위의 DHT 수치만을 정밀하게 타격하는 핀포인트 타격에 성공했음을 의미한다.
물론 연구의 한계도 존재한다. 이번 연구는 과거에 성 기능이나 기분 장애 병력이 있었던 이들을 제외하고 진행되었기에, 해당 병력이 있는 환자라면 반드시 전문가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건강 상태를 가진 남성이라면 바르는 피나스테리드는 먹는 약의 가장 강력하고 안전한 대안이 되기에 충분하다.
탈모 치료는 100미터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평생을 이어가야 할 마라톤이다.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페이스 유지와 안전이다. 치료 과정 자체가 고통스럽거나 두렵다면 그 경주는 결코 끝까지 완주할 수 없다. 0.25% 바르는 피나스테리드는 그동안 우리가 가졌던 심리적 장벽을 허물어줄 가장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무기다. 이제는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치기보다, 146명의 환자가 1년간 몸소 증명해 준 이 데이터의 힘을 믿고 당당하게 치료의 길로 들어설 때다.
(*이 칼럼은 뉴헤어 성형외과 김진오 원장의 기고입니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