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독사 200번 물렸다"… 인류 구원할 '만능 해독제' 된 사나이

입력 2026.04.10 20:02

[해외토픽]

팀 프리데
200마리가 넘는 독사에 스스로 물리며 면역력을 키운 남성의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사진=피플
200마리가 넘는 독사에 스스로 물리며 면역력을 키운 남성의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

지난 3일 외신 피플(People)에 따르면 팀 프리데(58)는 2000년대 초반 독성 동물에 대한 호기심으로 뱀독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그는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소량의 뱀독을 스스로 주입하며 내성 형성 가능성을 실험했다. 독사에 직접 물리기 전 점차 독의 양을 늘리는 방식이었다.그는 “자신의 실험이 험난한 여정이었다”며 “코브라에 두 번 물린 뒤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나흘 동안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프리데는 한 번에 성인 10명을 죽일 수 있는 ‘검은맘바’를 비롯해 킹코브라, 타이거스네이크 등 치명적인 독사를 포함한 200여 종에 대한 면역력을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그는 자신의 사례를 연구해달라며 여러 과학자에게 직접 연락했고, 결국 바이오 기업 ‘센티백스(Centivax)’의 CEO 제이콥 글랜빌이 프리데의 제안에 응답하며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연구팀은 프리데의 혈액에서 다양한 뱀 독을 무력화할 수 있는 ‘광범위 중화 항체’를 발견했다. 프리데의 항체를 분석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Cell)’에도 게재됐다. 이후 해당 항체를 기반으로 새로운 항독소 혼합물이 개발됐으며, 이는 쥐를 활용한 동물 실험에서 19종 중 13종에 대한 완전한 방어 효과와 6종에 대한 부분적 방어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해독제의 한계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8만1000명에서 13만7000명이 뱀에 물려 사망하고, 그보다 약 3배 많은 인원이 절단이나 영구적인 장애를 겪는다. 현재 해독제는 말이나 양 같은 큰 포유류에 소량의 독을 주입해 생성된 항체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독의 성분이 종마다 다르고, 같은 종이라도 지역에 차이가 있어 특정 뱀에 맞는 해독제만 효과를 보인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제조 비용이 높고 부작용 위험도 존재한다.

프리데의 사례는 특정 종이 아닌 여러 독사에 동시에 작용하는 ‘범용 해독제’의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는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이나 오지 지역에서 큰 의미를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센티백스에 따르면 다음 단계로는 호주에서 뱀에 물린 개들을 대상으로 대상으로 실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프리데는 “인류를 위해, 과학에 기여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