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新명의]
폐암은 국내 암 사망 1위다. 국내 암 사망자 10명 중 2명(21.9%)이 폐암으로 죽는다는 통계가 있다. 게다가 환자 수도 느는 추세다. 부산의 고난도 폐암 치료 사례를 도맡은 부산지역암센터 폐암클리닉 엄중섭 교수(부산대병원 호흡기내과)는 “2014년에는 1년에 폐암 신규 환자가 2만 명 정도였는데, 이제는 1년에 약 3만 명이 발생한다”며 “폐암에 대한 경각심을 비흡연자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다행히 생존율은 개선되고 있다. 폐암 진단 후 환자의 1년 생존율은 2008년 48.6%에서 2023년 68.4%로 상승했다. 5년 생존율은 18.5%에서 35.7%로 올랐다. 부산지역암센터 폐암 클리닉 조정수 교수(부산대병원 흉부외과)는 “저선량 CT를 통한 조기 발견이 강조되는 동시에,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치료 전략이 만들어지는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폐암, ‘저선량 CT’로 조기 진단 가능
폐암 사망률이 높은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조기 진단이 어려운 것이 하나다. 조정수 교수는 “폐에는 통각을 느끼는 신경이 없어서, 암이 제법 커질 때까지 환자가 몸에 별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 편이다”라며 “환자 80% 정도는 조기에 진단이 안 된다”고 말했다. 몸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 보니 다른 장기로의 전이도 쉽다. 주로 뇌·간·부신·뼈·늑막 등으로 전이된다. 환자들이 몸에 이상이 생겼다고 체감하는 것도 보통 암이 전이된 이후의 일이다. 조정수 교수는 “다른 곳에 전이된 암 때문에 통증을 느끼고 내원하기도 하고, 뇌로 전이된 경우 감각 균형 움직임 이상이 발생해 병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조기에 발견하려면 국가 건강 검진 시에 저선량 CT를 찍어 보는 것이 좋다. 흉부 엑스레이 촬영을 하는 것만으로는 폐암 조기 발견을 통한 사망률 개선 효과가 없다고 보고됐다. 저선량 CT는 일반 CT에 비해 방사선 노출량이 10분의 1수준으로 낮다. 원래는 30갑년(하루에 평균적으로 소비한 담배 갑수에 흡연 총 연수를 곱한 값)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만 54~74세 흡연자를 대상으로 2년마다 국가 건강 검진에서 검진비를 지원했지만,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제5차 암관리종합계획(2026~2030)’에 따르면 연령과 흡연력 기준을 완화해 검진 대상이 확대될 예정이다. 임종석 교수는 “조기 발견해서 빨리 수술하는 것이 폐암 치료의 대원칙 중 하나다”라며 “간접 흡연 환경에 자주 노출된 비흡연자라면, 평소에 건강 관리를 잘 했더라도 저선량 CT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재발 위험 커… 수술 전후로 ‘전신 치료’ 하는 추세
폐암은 크게 암세포의 종류에 따라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뉜다. 전체 폐암 중 15~20%를 차지하는 소세포폐암은 임파선 전이가 없는 상태에서 조기 발견하면 수술로 암을 절제해볼 수 있으며 완치 가능성도 커진다. 나머지 80~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은 1~2기에 수술이 첫 번째 치료 방법으로 권유된다. 그러나 수술이 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척 큰 1기에 비하면, 2기부터 3기 초반까지는 수술뿐 아니라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환자에게 적절하게 조합해서 시행하는 것도 중요해진다. 3기 후반과 4기부터는 수술이 첫 번째 치료 선택지가 아니다.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로 종양 크기를 줄여본 다음 수술이 가능해질 경우에만 보조 수단으로 수술을 택한다. 이것이 기존의 통상적인 폐암 치료 전략이었다.
최근에는 재발 위험까지 고려해 치료 전략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폐암은 첫 확진 시기 병기가 높을수록 재발을 잘 한다. 1기 초반은 20% 내외지만, 2기 후반은 40~50%, 3기로 가면 약 70%까지도 올라간다. 조정수 교수는 “현미경으로 폐에 있는 암 조직을 세포 단위로 보면서 깨끗이 절제해도, 이미 몸 어딘가를 돌아다니던 암세포가 다시 암을 만들 수 있다”라며 “재발 시 예후가 나쁘기 때문에 요즘은 1기 후반이나 2기라도 항암제를 이용한 ‘전신 치료’를 한 후에 수술하는 방향으로 넘어가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이후라도, 전신 치료와 검진을 수년간 이어가며 재발을 관리한다. 암이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돼 저선량 CT로 촬영한 영상에서 보이는 크기로 자라기까지 통상 1~2년이 소요된다. 이에 폐암 수술 직후 2년이 지나기까지는 3~6개월 간격으로 영상 검사를 하면서 재발 여부를 관찰한다. 2년이 지난 후부터는 검사 간격을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려서 수술 직후 5년까지 재발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 조정수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수술 이후 10년까지는 1년에 한 번씩 병원에 오라고 한다”고 말했다.
◇EGFR 변이형, ‘타그리소’가 재발 위험 낮추는 효과
비소세포폐암의 30~40%를 차지하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비소세포폐암은 특히 재발 위험이 큰 편이다. EGFR은 세포 성장 주기에 관여하는데, 이곳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새 세포를 만들어내라는 신호가 없어도 세포가 계속 생성된다. 이것이 나중에 암이 된다.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비소세포폐암 중 30~50%가 EGFR 비소세포폐암이다. 엄중섭 교수에 따르면 비흡연자 여성 폐암 환자 5명 중 2명은 EGFR 돌연변이 양성이다. 그는 “부산대병원에서 직접 재발률을 연구해봤더니 1기 후반의 재발률이 약 40%, 2기부터는 약 50%, 3기부터는 약 80%에 달했다”라며 “수술 후 암이 완치됐다고 좋아하다가도, 2~3년 후에 몸 다른 곳에서 갑자기 전이암이 발견될 수 있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EDFR 비소세포폐암은 환자 부담이 적으면서 치료 효과가 뛰어난 전신 치료 선택지가 있다. 바로 표적 항암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이다. 엄중섭 교수는 “과거에는 EGFR 양성 환자들이 재발 위험을 낮추는 전신 치료를 받기 위해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 세포에도 부담이 가는 세포 독성 항암제를 지속적으로 투여하면서 오심·구토·탈모·피로·백혈구 감소 등 다양한 부작용을 겪었다”라며 “그러나 타그리소는 암세포만 선별 공격하므로 세포 독성 항암제보다 환자의 몸이 덜 힘들다”라고 말했다. 타그리소를 이용해 재발 위험을 관리할 때에는 경구약 형태의 항암제를 1일 1회 80mg씩, 3년간 먹으면 된다. 종양을 수술로 완전히 절제한 EGFR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타그리소의 효과를 살핀 ‘ADAURA 임상 3상 연구’에 따르면, 타그리소를 복용한 집단은 위약을 복용한 집단보다 폐암이 재발하거나 사망할 위험이 73%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뇌 등 중추신경계로 암이 전이돼 재발할 위험은 위약군 대비 76% 감소했다.
타그리소와 같은 항암제 덕분에, 의사들 역시 폐암 치료에 더 긍정적인 마음으로 나서고 있다. 조정수 교수는 “과거보다 효과적인 항암제가 많이 개발돼있으니 낙담하기는 이르다”라며 “가족과 주변인 그리고 주치의의 지지를 받으며 착실히 치료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엄중섭 교수는 “환자들에게 늘 치료로 고생한 만큼 보람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라며 “수술이든 항암 치료든, 주치의와 상의해 ‘빨리’ 돌입하는 것이 삶의 질 향상에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생존율은 개선되고 있다. 폐암 진단 후 환자의 1년 생존율은 2008년 48.6%에서 2023년 68.4%로 상승했다. 5년 생존율은 18.5%에서 35.7%로 올랐다. 부산지역암센터 폐암 클리닉 조정수 교수(부산대병원 흉부외과)는 “저선량 CT를 통한 조기 발견이 강조되는 동시에,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치료 전략이 만들어지는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폐암, ‘저선량 CT’로 조기 진단 가능
폐암 사망률이 높은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조기 진단이 어려운 것이 하나다. 조정수 교수는 “폐에는 통각을 느끼는 신경이 없어서, 암이 제법 커질 때까지 환자가 몸에 별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 편이다”라며 “환자 80% 정도는 조기에 진단이 안 된다”고 말했다. 몸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 보니 다른 장기로의 전이도 쉽다. 주로 뇌·간·부신·뼈·늑막 등으로 전이된다. 환자들이 몸에 이상이 생겼다고 체감하는 것도 보통 암이 전이된 이후의 일이다. 조정수 교수는 “다른 곳에 전이된 암 때문에 통증을 느끼고 내원하기도 하고, 뇌로 전이된 경우 감각 균형 움직임 이상이 발생해 병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조기에 발견하려면 국가 건강 검진 시에 저선량 CT를 찍어 보는 것이 좋다. 흉부 엑스레이 촬영을 하는 것만으로는 폐암 조기 발견을 통한 사망률 개선 효과가 없다고 보고됐다. 저선량 CT는 일반 CT에 비해 방사선 노출량이 10분의 1수준으로 낮다. 원래는 30갑년(하루에 평균적으로 소비한 담배 갑수에 흡연 총 연수를 곱한 값)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만 54~74세 흡연자를 대상으로 2년마다 국가 건강 검진에서 검진비를 지원했지만,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제5차 암관리종합계획(2026~2030)’에 따르면 연령과 흡연력 기준을 완화해 검진 대상이 확대될 예정이다. 임종석 교수는 “조기 발견해서 빨리 수술하는 것이 폐암 치료의 대원칙 중 하나다”라며 “간접 흡연 환경에 자주 노출된 비흡연자라면, 평소에 건강 관리를 잘 했더라도 저선량 CT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재발 위험 커… 수술 전후로 ‘전신 치료’ 하는 추세
폐암은 크게 암세포의 종류에 따라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뉜다. 전체 폐암 중 15~20%를 차지하는 소세포폐암은 임파선 전이가 없는 상태에서 조기 발견하면 수술로 암을 절제해볼 수 있으며 완치 가능성도 커진다. 나머지 80~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은 1~2기에 수술이 첫 번째 치료 방법으로 권유된다. 그러나 수술이 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척 큰 1기에 비하면, 2기부터 3기 초반까지는 수술뿐 아니라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환자에게 적절하게 조합해서 시행하는 것도 중요해진다. 3기 후반과 4기부터는 수술이 첫 번째 치료 선택지가 아니다.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로 종양 크기를 줄여본 다음 수술이 가능해질 경우에만 보조 수단으로 수술을 택한다. 이것이 기존의 통상적인 폐암 치료 전략이었다.
최근에는 재발 위험까지 고려해 치료 전략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폐암은 첫 확진 시기 병기가 높을수록 재발을 잘 한다. 1기 초반은 20% 내외지만, 2기 후반은 40~50%, 3기로 가면 약 70%까지도 올라간다. 조정수 교수는 “현미경으로 폐에 있는 암 조직을 세포 단위로 보면서 깨끗이 절제해도, 이미 몸 어딘가를 돌아다니던 암세포가 다시 암을 만들 수 있다”라며 “재발 시 예후가 나쁘기 때문에 요즘은 1기 후반이나 2기라도 항암제를 이용한 ‘전신 치료’를 한 후에 수술하는 방향으로 넘어가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이후라도, 전신 치료와 검진을 수년간 이어가며 재발을 관리한다. 암이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돼 저선량 CT로 촬영한 영상에서 보이는 크기로 자라기까지 통상 1~2년이 소요된다. 이에 폐암 수술 직후 2년이 지나기까지는 3~6개월 간격으로 영상 검사를 하면서 재발 여부를 관찰한다. 2년이 지난 후부터는 검사 간격을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려서 수술 직후 5년까지 재발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 조정수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수술 이후 10년까지는 1년에 한 번씩 병원에 오라고 한다”고 말했다.
◇EGFR 변이형, ‘타그리소’가 재발 위험 낮추는 효과
비소세포폐암의 30~40%를 차지하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비소세포폐암은 특히 재발 위험이 큰 편이다. EGFR은 세포 성장 주기에 관여하는데, 이곳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새 세포를 만들어내라는 신호가 없어도 세포가 계속 생성된다. 이것이 나중에 암이 된다.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비소세포폐암 중 30~50%가 EGFR 비소세포폐암이다. 엄중섭 교수에 따르면 비흡연자 여성 폐암 환자 5명 중 2명은 EGFR 돌연변이 양성이다. 그는 “부산대병원에서 직접 재발률을 연구해봤더니 1기 후반의 재발률이 약 40%, 2기부터는 약 50%, 3기부터는 약 80%에 달했다”라며 “수술 후 암이 완치됐다고 좋아하다가도, 2~3년 후에 몸 다른 곳에서 갑자기 전이암이 발견될 수 있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EDFR 비소세포폐암은 환자 부담이 적으면서 치료 효과가 뛰어난 전신 치료 선택지가 있다. 바로 표적 항암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이다. 엄중섭 교수는 “과거에는 EGFR 양성 환자들이 재발 위험을 낮추는 전신 치료를 받기 위해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 세포에도 부담이 가는 세포 독성 항암제를 지속적으로 투여하면서 오심·구토·탈모·피로·백혈구 감소 등 다양한 부작용을 겪었다”라며 “그러나 타그리소는 암세포만 선별 공격하므로 세포 독성 항암제보다 환자의 몸이 덜 힘들다”라고 말했다. 타그리소를 이용해 재발 위험을 관리할 때에는 경구약 형태의 항암제를 1일 1회 80mg씩, 3년간 먹으면 된다. 종양을 수술로 완전히 절제한 EGFR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타그리소의 효과를 살핀 ‘ADAURA 임상 3상 연구’에 따르면, 타그리소를 복용한 집단은 위약을 복용한 집단보다 폐암이 재발하거나 사망할 위험이 73%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뇌 등 중추신경계로 암이 전이돼 재발할 위험은 위약군 대비 76% 감소했다.
타그리소와 같은 항암제 덕분에, 의사들 역시 폐암 치료에 더 긍정적인 마음으로 나서고 있다. 조정수 교수는 “과거보다 효과적인 항암제가 많이 개발돼있으니 낙담하기는 이르다”라며 “가족과 주변인 그리고 주치의의 지지를 받으며 착실히 치료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엄중섭 교수는 “환자들에게 늘 치료로 고생한 만큼 보람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라며 “수술이든 항암 치료든, 주치의와 상의해 ‘빨리’ 돌입하는 것이 삶의 질 향상에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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