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있을 때 약 말고… 저녁 10분 ‘이것’이면 충분

입력 2026.04.04 18:02
배를 잡고 있는 남성
소화기내과 전문의인 수프리야 라오 박사는 "걷기는 장 운동성을 높이는 가장 부담 없는 방법"이라며 "격한 운동과 달리 스트레스 호르몬을 크게 높이지 않아 수면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누구나 한 번쯤 며칠 동안 화장실을 제대로 가지 못해 답답함을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변비는 장 속에서 대변이 원활하게 이동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질환으로, 생각보다 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변비 환자는 2011년 약 58만 명에서 2020년 약 64만 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배변 문제를 겪는 사람까지 고려하면 실제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흔한 변비를 해결하는 데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저녁 식사 후 가볍게 걷는 습관이다.

미국 소화기내과 전문의 케네스 브라운 박사는 최근 미국 건강 매체 '이팅웰'을 통해 "신체 활동은 장 근육을 자극해 배변을 촉진한다"고 했다. 같은 소화기내과 전문의인 수프리야 라오 박사도 "걷기는 장 운동성을 높이는 가장 부담 없는 방법"이라며 "격한 운동과 달리 스트레스 호르몬을 크게 높이지 않아 수면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식후 가벼운 산책은 복부 팽만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변비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가 '배가 더부룩한 느낌'인데, 걷기를 통해 장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 음식물이 소화관을 따라 이동하고 가스 배출도 원활해진다. 마이클 배스 박사는 "저녁 식사 후 짧은 산책만으로도 더부룩함과 가스를 줄일 수 있다"며 "복부 팽만은 약으로 해결이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걷기는 비용 부담 없이 실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스 역시 변비를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라오 박사는 "스트레스는 장과 뇌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장-뇌 축'을 교란해 소화 속도를 비정상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로 인해 장의 움직임이 느려지거나 빨라지면서 변비나 설사가 나타날 수 있다. 반면 가벼운 유산소 운동은 긴장을 완화하고 기분과 수면의 질을 개선해 장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 2024년 발표된 일본 연구에 따르면, 다른 사람과 함께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은 변비 발생률이 더 낮은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사회적 교류가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줄이고, 꾸준한 운동 습관을 유지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저녁 시간의 작은 습관 변화만으로도 배변 리듬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우선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물은 대변을 부드럽게 만들어 배변을 돕는다. 다만 밤중에 자주 깨는 것이 걱정된다면 낮 시간대에 나눠 마시는 것이 좋다.

식이섬유 섭취도 빼놓을 수 없다. 과일, 채소, 견과류, 통곡물 등은 대변의 부피를 늘리고 장 통과를 원활하게 해 변비 예방에 도움을 준다. 여기에 명상이나 호흡 같은 이완 활동을 더하면 스트레스 완화와 수면 개선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로시니 라즈 박사는 "저녁 시간에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면 장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