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 있는 방법’만 바꿔도 치매 위험 7% 뚝

입력 2026.04.04 10:02
뜨개질하는 여성
앉아 있는 시간이 길더라도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치매 위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앉아 있는 시간이 길더라도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치매 위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연구팀은 35~64세 스웨덴 성인 2만811명을 19년간 추적 조사했다. 연구팀은 설문을 통해 참가자들이 TV 시청이나 음악 감상과 같은 ‘정신적으로 수동적인 활동’과 사무 업무, 뜨개질, 카드놀이 등 ‘정신적으로 활동적인 행동’에 소비하는 시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하루 평균 116.3분을 수동적으로, 239.9분을 활동적인 상태로 앉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적 기간 이후 연구진이 국가 의료 기록을 분석한 결과, 총 569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

두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정신적으로 활동적인 상태로 앉아 있는 시간이 하루 1시간 늘어날 때마다 치매 위험은 약 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동적으로 앉아 있는 시간 한 시간을 정신 활동으로 대체할 경우, 치매 위험이 약 7%나 낮아졌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의 배경으로 ‘인지 예비력’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인지 예비력은 뇌가 손상되거나 노화로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상황에서도 새로운 방식으로 기능을 보완하는 능력으로, 일종의 ‘정신적 안전망’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독서나 글쓰기, 퍼즐과 같은 활동처럼 뇌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행동이 신경 회로를 활성화하고 새로운 연결을 형성해 인지 예비력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나이에 따라 효과에도 차이가 나타났는데, 50~64세 중장년층에서 이러한 보호 효과가 더 뚜렷했다. 연구팀은 중장년층의 경우 독서, 글쓰기, 퍼즐 맞추기 등 인지 자극 활동을 통해 뇌 기능 향상 효과를 더 크게 얻을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젊은 층은 앉아서 하는 활동이 많더라도 업무 스트레스 등의 영향으로 같은 효과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는 한계도 있다. 참가자들의 생활 습관은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가 보편화되기 이전인 1990년대 후반에 조사된 것으로, 이후 변화된 생활 방식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향후 연구에서는 현대 좌식 생활시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다양한 형태의 스크린 사용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카롤린스카연구소 마츠 할그렌 박사는 “앉아 있는 행동 자체는 흔하지만 충분히 바꿀 수 있는 습관”이라며 “같은 시간이라도 뇌를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향후 인지 기능과 치매 위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예방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에 지난 25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