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돼지꿈 말고”… ‘이 꿈’ 꾸면 숙면에 도움

입력 2026.03.27 22:01
꿈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흔히 꿈은 숙면을 방해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오히려 생생하게 몰입하는 꿈을 꿀수록 푹 잤다고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루카 IMT 고등연구소 줄리오 베르나르디 교수팀은 평균 26.4세 44명을 대상으로 196일에 걸쳐 고밀도 뇌파 검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참가자 머리에 256개의 전극을 부착하고 전체 수면의 절반을 차지하며 주관적인 수면 깊이의 편차가 큰 ‘비렘수면’ 단계에 집중했다. 참가자 한 명당 4일 밤을 실험실에서 재우며 수면 도중 총 1024번 반복적으로 깨웠고, 방금 전까지 어떤 의식 상태였는지, 잠의 깊이는 어땠는지 상세히 기록하게 했다.

연구 결과, 전반적인 뇌 활동이 감소할수록 참가자들은 수면이 깊었다고 느끼는 경향을 보였다. 꿈을 꾸는 중에는 뇌 활동이 활발해짐에도 푹 잤다는 느낌이 줄어들지 않았다. 반면 뚜렷한 내용 없이 파편적이거나 누군가 있는 것 같다는 막연한 느낌, 혹은 논리적인 생각에 가까운 꿈을 꾸었을 때는 수면이 가장 얕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험의 질, 특히 꿈에 얼마나 깊이 몰입했는지가 주관적인 수면 깊이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밤이 깊어질수록 나타나는 생물학적으로 잠을 자고 싶어 하는 욕구인 ‘수면 압박(수면 욕구)’의 역설에도 주목했다. 꿈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질수록 주관적으로 느끼는 수면 깊이는 오히려 상승했다. 몸의 피로가 풀리면서 더 이상 깊이 잠들 생물학적 이유가 줄어드는 셈이다. 수면의 질에 대한 만족감은 단순한 뇌 활동 저하를 넘어 수면 중 겪는 생생한 꿈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뜻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깊은 수면의 느낌이 오로지 뇌 활동 감소에서만 비롯된다는 기존 통념을 반박한다”며 “뇌 활동과 신체 생리 현상의 상호작용을 다각도로 분석하는 후속 연구를 통해 수면 장애의 새로운 치료법을 모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로스 바이올로지(PLOS Biology)’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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