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환자 '이 기능' 빨리 떨어지면 치매 위험 커

입력 2026.03.27 14:19
지팡이 짚고 있는 모습
시공간 인지 기능이 빨리 떨어지는 파킨슨병 환자가 치매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시공간 인지 기능이 빨리 떨어지는 파킨슨병 환자가 다른 유형의 환자들보다 치매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정석종·박찬욱 교수 연구팀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의 뇌질환 연구기반 조성 연구사업(BRIDGE)의 일환으로, 2015~2024년 초기 파킨슨병 신규 진단을 받은 환자 474명을 추적 관찰했다.

파킨슨병은 떨림, 경직, 느린 움직임 등 운동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인지기능 저하도 흔하게 동반돼 약 40%의 환자가 10년 이내 치매로 진행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치매 진행 여부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한데, 연구원에 따르면 그간 여러 연구에서 언어 기능 저하 등이 치매 예측 인자로 보고됐지만 어떤 기능이 치매 전환과 가장 연관이 있는지는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인지검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들을 ▲인지 정상 ▲언어기억 우선 저하 ▲시공간 인지 우선 저하 ▲전두엽 기능 우선 저하의 네 집단으로 나눠 3.5년간 각 유형군의 치매 전환 위험비를 비교 측정했다.

그 결과, 시간·공간 인지능력이 먼저 저하된 환자는 기억력 저하가 먼저 나타난 경우보다 치매 위험이 7.3배, 전두엽 기능 저하가 먼저 나타난 경우보다 3.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 검사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확인됐다. 공간 인지 능력이 먼저 저하된 환자는 시각·공간과 관련된 뇌 영역에서 기능 저하와 도파민 감소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공간 인지능력이 먼저 떨어지면 뇌에서도 치매와 관련된 변화가 함께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를 주도한 정석종 교수는 “초기 시각·공간 기능장애 환자가 치매 전환 위험이 가장 높다는 점을 정량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임상에서 조기 고위험군 선별과 개인 맞춤형 중재 전략 설계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파킨슨병 환자 코호트에서 고위험군 선별 기준을 확장·검증하고, 이를 예방·관리 전략으로 연계하는 후속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Alzheimer’s&Dementia)'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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