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간호사 ‘태움’ 당하면 우울증 위험 7.6배

입력 2026.03.24 10:00
우울한 모습의 사람
업무 강도나 생활 습관보다 '직장 내 괴롭힘' 자체가 우울 증상을 유발하는 명백한 독립적 요인으로 나타났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신규 간호사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면 우울 증상을 겪을 위험이 최대 7.6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업무 적응 과정에서 겪는 일반적인 스트레스보다 '직장 내 괴롭힘'이 우울증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이대목동병원 연구팀은 최근 국내 대학병원 2곳의 신규 간호사를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과 우울 증상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대한의학회지(JKMS)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6개월간 추적 관찰하는 전향적 연구 방식을 통해 인과관계를 정밀하게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규 간호사가 업무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우울 증상을 보이는 비율은 9.1%에서 24.4%로 약 2.7배로 늘었다. 조사를 시작할 당시 정신 건강에 문제가 없거나 수면 장애가 없는 건강한 인원만을 선별했으나 현장 투입 후 단기간에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연구팀은 나이, 성별, 근무 부서, 음주, 운동량 등 우울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 요인들을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업무 강도나 생활 습관보다 '직장 내 괴롭힘' 자체가 우울 증상을 유발하는 명백한 독립적 요인으로 나타났다.

특히 괴롭힘 변화 양상에 따라 우울 위험도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입사 초기에는 괴롭힘이 없었으나 근무 과정에서 새롭게 괴롭힘을 경험한 그룹은 괴롭힘이 전혀 없던 그룹에 비해 우울 위험이 7.6배나 높았다. 6개월 내내 괴롭힘이 지속된 그룹의 위험도인 4.3배보다 높은 수치다. 연구팀은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한 이들에게는 나름의 적응 기전이 생겼을 수 있으나 뒤늦게 괴롭힘에 노출된 간호사들은 예기치 못한 심리적 충격을 견디지 못해 더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직장 내 괴롭힘은 간호사 개인 고통을 넘어 환자 안전까지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우울 증상으로 인해 집중력과 판단력이 떨어지면 치명적인 의료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직장 내 괴롭힘은 신규 간호사 우울증의 명백한 원인"이라며 "관리자 교육을 통해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 신규 간호사가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갖추는 등 병원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