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이후가 더 막막한 암생존자… 사후관리 공백 메워야​

국립암센터 암생존자 암정복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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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생존자 암정복 포럼에서 국립암센터 양한광 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헬스조선DB
27일, 삼경교육센터에서 제82회 암생존자 암정복포럼이 개최됐다. 올해 포럼의 핵심 주제는 ‘암생존자들이 겪는 어려움의 현황과 해결방안’이다.

국내 암생존자는 국민 스무 명 당 한 명 꼴로 약 260만 명에 달한다. 피로·통증 등 신체적 후유증부터 우울·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 직업 복귀·경제적 부담 등 다양한 어려움에 놓여 있다.

국립암센터 양한광 원장은 “암 유병자 260만 명 시대에 암생존자가 치료 후 겪게 되는 다양한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한 체계적인 조사가 이루어졌고 그 결과를 이번 포럼에서 공유하게 됐다”며 ”이번 논의를 통해 암생존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제고되고 나아가 암생존자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효과적인 정책 방안이 도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부에서는 국가 단위 암생존자 조사 연구 설계 및 경과가 소개됐다. 국립암센터 이건국 연구소장이 좌장을 맡아 암 생존자 관리 체계가 비단 치료 단계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립암센터 정규원 암등록감시부장은 “암 진단부터 치료 이후까지 전 주기에 걸친 감시 체계가 필요하다”며 “국내 암 환자를 대표할 수 있는 표본 구성 논의가 진행 중이며 국내 발병률이 높은 10대 암종을 중심으로 연구를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 김열 연구책임자는 “현재 국가암빅데이터가 진단·병리·유전력 같은 의료 정보 중심으로 축적돼 있지만 생존자가 일상에서 겪는 통증, 피로, 우울, 경제적 부담 같은 경험적 고통은 수치로 기록되기 어렵다”며 “암 생존자의 현실을 추적 관찰해 정량화하고향후 정책 마련의 근거 자료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부에서는 암 생존자가 삶 전반에서 겪는 어려움을 다룬 발표가 이어졌다. 화순전남대병원 가정의학과 최유리 교수는 삶의 질과 정신건강 지표가 여성, 미혼, 저소득층에서 더 낮게 나타난다는 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그는 “취약계층을 고려한 세분화된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울산대병원 종양내과 고수진 교수는 경제적 부담과 직업 유지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암 생존자의 평균 의료비 지출은 약 1655만 원이며 특히 전립선암의 지출이 가장 높았고 간암 환자는 비용 부담을 체감하는 비율이 높았다.

경상국립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은실 교수는 암 생존자의 영양관리에 대해 발표했다. 박은실 교수는 “암 생존자는 재발, 이차암의 위험을 의식하며 식단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기저질환 동반율도 높아 맞춤형 영양 상담이 필수”라고 말했다.

3부 패널토론에서는 암 생존자 지원 확대 방안이 논의됐다.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 박동희 사무관은 암 생존자의 건강관리를 위해 흡연·음주·영양상태 등 생활요인을 관리할 수 있는 표준화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중앙대광명병원 종양내과 권정혜 교수는 “치료 성과 중심의 기존 체계가 환자의 경험과 정서적 어려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며 “유럽처럼 ‘삶의 질 평가’를 진료 수가 체계에 포함하는 방식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암 1년 차에 우울, 불안이 최고조에 달하는 경향이 있어 일찍부터 정신 건강 관리에 신경 써야한다”고 말했다.

㈜박피디와황배우 대표이자 암 생존자로 참여한 황서윤씨는 “암 생존자가 의학적으로는 생존 상태지만 사회적으로는 여전히 위태롭다”며 경제적 부담, 돌봄 공백, 직장 내 불이익 등 직접 겪은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고위험군 맞춤 지원, 암 생존자 고용 모델 개발, 지역 기반 프로그램 확산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