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조선 명의 톡톡’ 명의 인터뷰
‘알라질증후군 명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고재성 교수
어린 자녀가 희귀질환 진단을 받았을 때 부모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다. 당황스러워 하거나, 혹은 절망스러워 하거나. 간혹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긴 하나, 많지 않다. 이후 치료 과정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은 한 번 더 당황하고 절망한다. 대다수 질환이 개발된 약이 없거나, 있다고 해도 국내에 허가·급여가 되지 않아 쓰기 어렵기 때문이다.
‘알라질증후군’은 후자에 속한다. 소아희귀질환 중에서도 극희귀질환(유병인구 200명 이하)으로 분류되는 이 질환은 개발된 약이 두 개나 있지만, 국내에서는 허가·급여 지연으로 인해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50% 환자가 수술 위험을 무릅쓰고 어린 나이에 간 이식을 받는다. 약이 있어도 못 쓰는 현실이 더 안타깝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고재성 교수를 만나 알라질증후군 치료법과 국내 치료 환경 등에 대해 들었다. 그는 현재 국내에서 알라질증후군을 진료하는 몇 안 되는 의료진 중 한 명이다.
‘알라질증후군’은 후자에 속한다. 소아희귀질환 중에서도 극희귀질환(유병인구 200명 이하)으로 분류되는 이 질환은 개발된 약이 두 개나 있지만, 국내에서는 허가·급여 지연으로 인해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50% 환자가 수술 위험을 무릅쓰고 어린 나이에 간 이식을 받는다. 약이 있어도 못 쓰는 현실이 더 안타깝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고재성 교수를 만나 알라질증후군 치료법과 국내 치료 환경 등에 대해 들었다. 그는 현재 국내에서 알라질증후군을 진료하는 몇 안 되는 의료진 중 한 명이다.
-알라질증후군의 원인은?
“태아 발달 중 담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장애가 발생해 간내 담도 숫자가 줄어들고 간에 담즙정체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로 JAG1 유전자 변이가 원인이고, 드물게 NOTCH2 유전자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NOTCH2 유전자 변이가 비교적 심각도가 낮은 경향이 있다. 부모의 유전자 변이 없이 자기 세대에서 처음으로 유전자 변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첫째 자녀가 알라질증후군을 앓으면 둘째도 앓게 되나?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기 때문에 50%의 확률로 둘째 자녀도 알라질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유전자 변이가 있는 부모가 둘째 자녀 임신을 계획 중일 경우, 시험관 시술로 수정된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기 전에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정상 배아를 선별 이식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유전자 검사가 필요한 다른 경우는?
“알라질증후군 진단을 받은 환자의 부모나 형제도 질환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유전자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유전자 패널검사를 통해 신생아담즙정체를 일으키는 여러 유전자를 한꺼번에 검사할 수 있고, JAG1 유전자 검사만 진행할 수도 있다.”
-환자들은 주로 언제 어떤 증상으로 병원을 찾나?
“신생아·영아기에 황달로 가장 많이 병원에 온다. 청진 시 심잡음이 들리거나 태아 초음파에서 선천성 심장기형이 발견돼 내원했다가 진단 받기도 한다. 환자가 어느 정도 자라면 가려움증으로 인해 불편함을 겪는다.”
-다른 담즙 정체성 간질환과 차이는 무엇인가?
“태아 발달 중 담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장애가 발생해 간내 담도 숫자가 줄어들고 간에 담즙정체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로 JAG1 유전자 변이가 원인이고, 드물게 NOTCH2 유전자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NOTCH2 유전자 변이가 비교적 심각도가 낮은 경향이 있다. 부모의 유전자 변이 없이 자기 세대에서 처음으로 유전자 변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첫째 자녀가 알라질증후군을 앓으면 둘째도 앓게 되나?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기 때문에 50%의 확률로 둘째 자녀도 알라질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유전자 변이가 있는 부모가 둘째 자녀 임신을 계획 중일 경우, 시험관 시술로 수정된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기 전에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정상 배아를 선별 이식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유전자 검사가 필요한 다른 경우는?
“알라질증후군 진단을 받은 환자의 부모나 형제도 질환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유전자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유전자 패널검사를 통해 신생아담즙정체를 일으키는 여러 유전자를 한꺼번에 검사할 수 있고, JAG1 유전자 검사만 진행할 수도 있다.”
-환자들은 주로 언제 어떤 증상으로 병원을 찾나?
“신생아·영아기에 황달로 가장 많이 병원에 온다. 청진 시 심잡음이 들리거나 태아 초음파에서 선천성 심장기형이 발견돼 내원했다가 진단 받기도 한다. 환자가 어느 정도 자라면 가려움증으로 인해 불편함을 겪는다.”
-다른 담즙 정체성 간질환과 차이는 무엇인가?
“담도폐쇄는 담도 전체가 막혀서 수술이 필요한 질환이고, 진행성가족성간내담즙정체는 간세포에서 담즙배출이 잘 되지 않아서 간경화로 진행하는 유전질환이다. 알라질증후군 환자들은 특징적인 얼굴 모양이 확인되는데, 영아기에는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얼굴이나 심장, 혈관, 콩팥 등 여러 장기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알라질증후군을 의심하고 유전자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알라질증후군이 간 외에 다른 장기, 뼈에도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알라질증후군이 간 외에 다른 장기, 뼈에도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JAGI 유전자가 NOTCH 신호 전달에 관여해, 심장, 혈관, 콩팥 등 여러 장기의 형성·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태아 발달 과정에서 심장과 혈관 발달에 영향을 주다보니 선천성 심장질환이 동반된다.”
-알라질증후군에 의해 사망하기도 하는지?
-알라질증후군에 의해 사망하기도 하는지?
“사망률은 10~20%로 보고된다. 원인은 주로 심장질환이나 간질환이다. 심장질환이 심한 경우 비교적 어린 나이에 사망하기도 한다.”
-간 이식이 필요한 경우는?
-간 이식이 필요한 경우는?
“간경화로 진행하는 경우, 담즙정체로 인한 심한 가려움증이 있거나 심한 성장부진이 있는 경 우다. 전체 환자의 20~50%가 간 이식 수술을 받는데, 그 중 72%가 5세 이전에 이식을 받는다. 간경화가 심하지 않으면 이식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고, 그래서 부모의 간 일부를 절제해 생체 간 이식을 진행하기도 한다. 다만 알라질증후군이 있는 부모의 경우 간 혈관 문제 등으로 인해 이식이 제한될 수 있다.”
-간 이식을 받으면 다른 장기 문제도 개선되나?
“그렇지 않다. 간 문제만 해결되는 거다. 성장부진은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심장, 콩팥 등 다른 장기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기 때문에 해당 장기에 생긴 문제는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한다.”
-환자 연령이 낮은데, 이식 수술이 위험하진 않나?
“수술 합병증, 거부 반응 등의 위험이 있다. 이식 수술 후에는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감염, 콩팥 기능저하 등의 문제를 겪을 위험도 있다.”
-간 이식을 안 하는 환자들은 어떤 치료를 받나?
-간 이식을 받으면 다른 장기 문제도 개선되나?
“그렇지 않다. 간 문제만 해결되는 거다. 성장부진은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심장, 콩팥 등 다른 장기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기 때문에 해당 장기에 생긴 문제는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한다.”
-환자 연령이 낮은데, 이식 수술이 위험하진 않나?
“수술 합병증, 거부 반응 등의 위험이 있다. 이식 수술 후에는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감염, 콩팥 기능저하 등의 문제를 겪을 위험도 있다.”
-간 이식을 안 하는 환자들은 어떤 치료를 받나?
“담즙 배출 장애로 인해 지방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지용성 비타민을 공급해줘야 한다. 보조적인 치료로 우루사를 쓰거나, 가려움증 완화를 위해 항히스타민제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다만 효과는 제한적이다.”
-현재 개발 완료된 알라질증후군 치료제가 있나?
“‘마라릭시뱃’과 ‘오데빅시바트’라는 약제가 개발돼 각각 2021년과 2023년에 미국에서 승인됐다. 두 약제의 기전은 동일하다. 소장에서 담즙산의 재흡수를 억제해 혈청의 담즙산 농도를 낮추고 가려움증을 호전시킨다. 약물이 개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하나, 간경화로의 진행을 억제해 간 이식 필요성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는 사용이 어려운 걸로 아는데?
“마라릭시뱃은 우리나라에서도 2023년 허가됐지만, 최근에야 급여가 인정됐고 아직 약가 협상 중이어서 실제 사용하진 못하고 있다. 오데빅시바트의 경우엔 아직 우리나라에서 허가도 되지 않았다. 국내 임상 참여 기회마저 없었다. 허가·급여가 오래 걸리다보니 약이 나오길 기다리다가 담즙 정체가 심해져 결국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들도 있다. 현재 시범 사업 중인 허가·평가·협상 병행을 확대해 치료제 도입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 급여 기준 또한 더 많은 환자에게 약제 사용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정해야 한다.”
-끝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알라질증후군은 희귀질환이다. 질환 자체가 생소하고 정보도 많이 없다. 게다가 중요한 장기인 간과 심장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보호자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환자의 가려움증이 심한 경우 수면장애로 인해 가족 전체가 생활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다행히 담즙정체를 개선할 수 있는 약제가 개발됐기 때문에, 하루빨리 우리나라에서도 해당 약제를 사용해 힘들게 견디고 있는 환자·보호자들이 희망을 갖고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고재성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화기영양분과에서 진료하고 있다. 주요 진료 분야는 윌슨병, 당원병, 알라질증후군, 담도 폐쇄,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증정체 등이다. 환자 진료와 함께, 소아 간질환 역학, 유전자 변이 분석 등에 대한 연구에도 힘쓰고 있다. 고 교수는 라파엘클리닉 대표이사로도 활동하며 이주노동자, 다문화가족 등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에게 의료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희귀질환 치료제의 국내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 또한 끊임없이 내고 있다.
-현재 개발 완료된 알라질증후군 치료제가 있나?
“‘마라릭시뱃’과 ‘오데빅시바트’라는 약제가 개발돼 각각 2021년과 2023년에 미국에서 승인됐다. 두 약제의 기전은 동일하다. 소장에서 담즙산의 재흡수를 억제해 혈청의 담즙산 농도를 낮추고 가려움증을 호전시킨다. 약물이 개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하나, 간경화로의 진행을 억제해 간 이식 필요성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는 사용이 어려운 걸로 아는데?
“마라릭시뱃은 우리나라에서도 2023년 허가됐지만, 최근에야 급여가 인정됐고 아직 약가 협상 중이어서 실제 사용하진 못하고 있다. 오데빅시바트의 경우엔 아직 우리나라에서 허가도 되지 않았다. 국내 임상 참여 기회마저 없었다. 허가·급여가 오래 걸리다보니 약이 나오길 기다리다가 담즙 정체가 심해져 결국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들도 있다. 현재 시범 사업 중인 허가·평가·협상 병행을 확대해 치료제 도입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 급여 기준 또한 더 많은 환자에게 약제 사용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정해야 한다.”
-끝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알라질증후군은 희귀질환이다. 질환 자체가 생소하고 정보도 많이 없다. 게다가 중요한 장기인 간과 심장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보호자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환자의 가려움증이 심한 경우 수면장애로 인해 가족 전체가 생활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다행히 담즙정체를 개선할 수 있는 약제가 개발됐기 때문에, 하루빨리 우리나라에서도 해당 약제를 사용해 힘들게 견디고 있는 환자·보호자들이 희망을 갖고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고재성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화기영양분과에서 진료하고 있다. 주요 진료 분야는 윌슨병, 당원병, 알라질증후군, 담도 폐쇄,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증정체 등이다. 환자 진료와 함께, 소아 간질환 역학, 유전자 변이 분석 등에 대한 연구에도 힘쓰고 있다. 고 교수는 라파엘클리닉 대표이사로도 활동하며 이주노동자, 다문화가족 등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에게 의료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희귀질환 치료제의 국내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 또한 끊임없이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