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 요괴에서 자세 요정 됐어요', '서울대 가는 의자', '집중력 향상 의자' ,'일본 엄마들 사이에서 난리 난 의자' 등.
앉아 있는 시간이 긴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혹할 만한 문구들이다. 무릎을 받치고 허리를 꼿꼿이 편 모델의 사진은 그 관심을 더욱 자극한다. 이런 문구와 사진이 함께 담긴 게시글은 SNS에서 수십 건 넘게 공유되고 있다. 이 때문인지 '무릎 의자 써보신 분?', '정말 효과 있나요?' 등 효능을 묻는 글도 맘카페, 지식인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효과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변을 찾기 어렵다. 과연 무릎 의자는 정말 도움이 될까?
◇"임상 연구 부족하고 장기간 유지 어려워"
무릎 의자를 홍보하는 게시글에 따르면, 무릎의자는 척추 곡선을 유지할 수 있는 '기마자세'에서 따와 제작됐다고 한다. 무릎을 굽혀 앉으면 자연스럽게 골반이 앞으로 기울어 허리가 펴지고 자연스러운 척추 곡선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올바로 앉은 자세'를 먼저 정의하자면, 척추의 생리적 만곡을 유지한 것을 말한다. 우리 척추는 허리에서 가슴 전까지 이어진 요추(허리뼈)는 앞으로 튀어나온 전만 상태를, 가슴부터 목까지 이어진 흉추(등뼈)는 뒤로 휘어진 후만 상태를, 경추(목뼈)는 다시 전만의 형태를 유지한다. 이 곡선이 무너지면서 척추 압박, 디스크 변형, 거북목 등의 척추 질환을 앓게 된다. 무릎 의자가 이런 곡선을 유지하게 해준다고 하니, 얼핏 보면 효과가 좋을듯 하다. 외국에서도 'kneeling chair'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 쉽게 같은 모양의 의자를 찾아볼 수 있었다.
무릎 의자의 효과가 증명된 게 있는지 연구를 먼저 찾아봤다. 홍보 글에서 설명한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잘 설계된 연구는 전무했다. 일부 연구가 있었지만, 실험에 참여한 대상자 수가 매우 적고 의자를 이용한 시간도 단기간에 불과했다. 2015년 프랑스 몽펠리에대 건강운동연구소 아르노 뒤페롱 교수팀이 무릎 의자 효과를 확인한 연구가 있었는데, 실험 대상자는 만성 요통 환자 10명과 건강한 사람 10명에 불과했다. 또 무릎 의자에서 요추가 조금 더 똑바로 펴지는 것으로 나타나긴 했지만, 엑스레이 촬영할 때 잠시 의자에 앉은 것으로 결과를 낸 것이라 신빙성이 떨어진다.
전문적인 이론 지식과 임상적 소견을 고려해 판단했을 때, 의자가 실제 효과가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의사 세 명에게 물었다. 모두 '없다'고 공통된 의견을 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근육이 피로해 자세가 무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심재앙 교수는 "잘 설계된 임상 시험 없이 특정 의자가 효과가 있다고 말하기엔 의학적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릎 의자 원리를 보면 골반에 전방 경사를 줘 허리가 펴지도록 했는데, 장기적으로 자세가 유지될지 의문이고 경우에 따라 추간판 탈출증의 증상을 악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추간판 탈출증은 흔히 디스크라고 불리는 질환으로, 척추 사이에 있는 추간판(디스크)이 탈출하면서 척추 신경을 압박해 통증, 저림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압구정노트정형외과의원 황상필 원장은 "척추 전문의적 소견으로 보면 도움 되지 않을 것 같다"며 "의자에 앉는 이유가 공부, 업무 등 무언가에 집중하기 위해서인데, 다른 곳에 집중하면 근육에 긴장이 풀리면서 어떤 의자에서든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김동환 교수는 "올바른 척추 정렬은 가슴을 펴는 게 중요한데, 무릎 의자에서는 노력하지 않으면 가슴이 굽을 수밖에 없다"며 "가슴을 펴는 바른 자세는 스스로 힘으로는 5분 이상도 버티기 어렵다"고 했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긴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혹할 만한 문구들이다. 무릎을 받치고 허리를 꼿꼿이 편 모델의 사진은 그 관심을 더욱 자극한다. 이런 문구와 사진이 함께 담긴 게시글은 SNS에서 수십 건 넘게 공유되고 있다. 이 때문인지 '무릎 의자 써보신 분?', '정말 효과 있나요?' 등 효능을 묻는 글도 맘카페, 지식인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효과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변을 찾기 어렵다. 과연 무릎 의자는 정말 도움이 될까?
◇"임상 연구 부족하고 장기간 유지 어려워"
무릎 의자를 홍보하는 게시글에 따르면, 무릎의자는 척추 곡선을 유지할 수 있는 '기마자세'에서 따와 제작됐다고 한다. 무릎을 굽혀 앉으면 자연스럽게 골반이 앞으로 기울어 허리가 펴지고 자연스러운 척추 곡선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올바로 앉은 자세'를 먼저 정의하자면, 척추의 생리적 만곡을 유지한 것을 말한다. 우리 척추는 허리에서 가슴 전까지 이어진 요추(허리뼈)는 앞으로 튀어나온 전만 상태를, 가슴부터 목까지 이어진 흉추(등뼈)는 뒤로 휘어진 후만 상태를, 경추(목뼈)는 다시 전만의 형태를 유지한다. 이 곡선이 무너지면서 척추 압박, 디스크 변형, 거북목 등의 척추 질환을 앓게 된다. 무릎 의자가 이런 곡선을 유지하게 해준다고 하니, 얼핏 보면 효과가 좋을듯 하다. 외국에서도 'kneeling chair'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 쉽게 같은 모양의 의자를 찾아볼 수 있었다.
무릎 의자의 효과가 증명된 게 있는지 연구를 먼저 찾아봤다. 홍보 글에서 설명한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잘 설계된 연구는 전무했다. 일부 연구가 있었지만, 실험에 참여한 대상자 수가 매우 적고 의자를 이용한 시간도 단기간에 불과했다. 2015년 프랑스 몽펠리에대 건강운동연구소 아르노 뒤페롱 교수팀이 무릎 의자 효과를 확인한 연구가 있었는데, 실험 대상자는 만성 요통 환자 10명과 건강한 사람 10명에 불과했다. 또 무릎 의자에서 요추가 조금 더 똑바로 펴지는 것으로 나타나긴 했지만, 엑스레이 촬영할 때 잠시 의자에 앉은 것으로 결과를 낸 것이라 신빙성이 떨어진다.
전문적인 이론 지식과 임상적 소견을 고려해 판단했을 때, 의자가 실제 효과가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의사 세 명에게 물었다. 모두 '없다'고 공통된 의견을 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근육이 피로해 자세가 무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심재앙 교수는 "잘 설계된 임상 시험 없이 특정 의자가 효과가 있다고 말하기엔 의학적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릎 의자 원리를 보면 골반에 전방 경사를 줘 허리가 펴지도록 했는데, 장기적으로 자세가 유지될지 의문이고 경우에 따라 추간판 탈출증의 증상을 악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추간판 탈출증은 흔히 디스크라고 불리는 질환으로, 척추 사이에 있는 추간판(디스크)이 탈출하면서 척추 신경을 압박해 통증, 저림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압구정노트정형외과의원 황상필 원장은 "척추 전문의적 소견으로 보면 도움 되지 않을 것 같다"며 "의자에 앉는 이유가 공부, 업무 등 무언가에 집중하기 위해서인데, 다른 곳에 집중하면 근육에 긴장이 풀리면서 어떤 의자에서든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김동환 교수는 "올바른 척추 정렬은 가슴을 펴는 게 중요한데, 무릎 의자에서는 노력하지 않으면 가슴이 굽을 수밖에 없다"며 "가슴을 펴는 바른 자세는 스스로 힘으로는 5분 이상도 버티기 어렵다"고 했다.
◇잘 못 사용하면 부작용 생길 수 있어
전문가들은 무릎 의자가 오히려 고관절과 무릎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심 교수는 "무릎 부위에 쿠션이나 패드가 있어도, 앞부분이 장기간 눌리면 피부나 연부 조직에 압박으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피부가 약하거나, 혈액 순환이 좋지 않은 기저질환자나 고령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무릎을 굽힌 상태로 고정되면, 허벅지에서 종아리로 가는 혈류가 저하돼 다리 저림, 부종 등이 생길 수 있다. 무릎 관절에도 압박이 가해져,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황 원장은 "무릎에 걸리는 압력이 커져, 오래 앉아있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럼 어떤 의자에 앉는 게 좋을까? 전문가들은 오히려 무릎 의자와 달리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권장했다. 김 교수는 "가슴이 펴지지 않으면 허리에 하중이 더 크게 가해지고, 목도 앞으로 빠진다"며 "등받이 있는 의자에 허리와 등까지 기대면 척추 정렬이 무너지는 걸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올바른 착석 자세는 다음과 같다. 엉덩이는 등받이에 최대한 밀착해 앉고, 골반은 중립 상태를 유지한다. 무릎은 엉덩이와 수평 위치에 두고 발바닥은 바닥에 평평하게 고정한다. 요추 부분엔 수건이나 쿠션을 넣어 요추 전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요추 부분 등받이가 살짝 튀어나와, 요추 전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의자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어깨는 이완된 상태로 귀에서 멀어지도록 내린다. 고개는 정면을 향할수록 좋다. 시선이 아래로 떨어진다면, 노트북 받침대나 독서대 등으로 화면이나 책을 시선 위치로 올린다.
◇자세 교정, 가장 좋은 방법은?
올바른 착석 자세로 척추 정렬이 크게 무너지는 걸 방지할 수는 있다. 하지만, 교정할 수는 없다. 척추는 '운동'으로만 교정된다. 황 원장은 "좌식 생활은 그 자체가 허리에 안 좋다"며 "의학적으로 증명된 자세 교정에 가장 좋은 방법은 코어와 척추 근육을 강화하고 유연성을 높이는 운동"이라고 했다. 심 교수는 "척추의 자세 교정은 단순히 특정한 기구나 의자에 의해 일시적으로 교정되지 않는다"며 "허리 주위 근육이 약화한 상태로 단순 자세 교정만 하면 오히려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자세 교정을 위해서는 허리 주변 근육인 코어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 코어 근육은 배·등·엉덩·골반에 있는 근육을 총칭하는 데, 구체적으로 복부에 위치하는 복횡근, 척추에 붙어있는 다열근, 골반 밑바닥을 이루는 골반저근 등이 포함된다. 코어 근육에 의해 척추가 정렬되고 지지되는데, 근육이 약해지면 골반이 기울고 척추 정렬이 무너져 통증이 유발된다.
대표적인 코어 근육 단련 운동으로는 버드독, 플랭크, 사이드 플랭크, 데드버그, 할로우 홀드(▽그래픽) 등이 있다. 해당 운동들은 여러 임상 시험과 메타분석으로 척추 안정성을 개선하고, 허리 통증을 예방·완화한다는 게 증명됐다. 국제 과학 저널인 'PLOS One'에 게재된 28건의 연구를 메타 분석한 논문에서, 414명의 실험 참가자를 확인한 결과 코어 안정화 운동은 만성 요통 환자의 통증 감소에 더 효과적이고, 척추 안정성도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무릎 의자가 오히려 고관절과 무릎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심 교수는 "무릎 부위에 쿠션이나 패드가 있어도, 앞부분이 장기간 눌리면 피부나 연부 조직에 압박으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피부가 약하거나, 혈액 순환이 좋지 않은 기저질환자나 고령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무릎을 굽힌 상태로 고정되면, 허벅지에서 종아리로 가는 혈류가 저하돼 다리 저림, 부종 등이 생길 수 있다. 무릎 관절에도 압박이 가해져,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황 원장은 "무릎에 걸리는 압력이 커져, 오래 앉아있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럼 어떤 의자에 앉는 게 좋을까? 전문가들은 오히려 무릎 의자와 달리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권장했다. 김 교수는 "가슴이 펴지지 않으면 허리에 하중이 더 크게 가해지고, 목도 앞으로 빠진다"며 "등받이 있는 의자에 허리와 등까지 기대면 척추 정렬이 무너지는 걸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올바른 착석 자세는 다음과 같다. 엉덩이는 등받이에 최대한 밀착해 앉고, 골반은 중립 상태를 유지한다. 무릎은 엉덩이와 수평 위치에 두고 발바닥은 바닥에 평평하게 고정한다. 요추 부분엔 수건이나 쿠션을 넣어 요추 전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요추 부분 등받이가 살짝 튀어나와, 요추 전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의자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어깨는 이완된 상태로 귀에서 멀어지도록 내린다. 고개는 정면을 향할수록 좋다. 시선이 아래로 떨어진다면, 노트북 받침대나 독서대 등으로 화면이나 책을 시선 위치로 올린다.
◇자세 교정, 가장 좋은 방법은?
올바른 착석 자세로 척추 정렬이 크게 무너지는 걸 방지할 수는 있다. 하지만, 교정할 수는 없다. 척추는 '운동'으로만 교정된다. 황 원장은 "좌식 생활은 그 자체가 허리에 안 좋다"며 "의학적으로 증명된 자세 교정에 가장 좋은 방법은 코어와 척추 근육을 강화하고 유연성을 높이는 운동"이라고 했다. 심 교수는 "척추의 자세 교정은 단순히 특정한 기구나 의자에 의해 일시적으로 교정되지 않는다"며 "허리 주위 근육이 약화한 상태로 단순 자세 교정만 하면 오히려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자세 교정을 위해서는 허리 주변 근육인 코어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 코어 근육은 배·등·엉덩·골반에 있는 근육을 총칭하는 데, 구체적으로 복부에 위치하는 복횡근, 척추에 붙어있는 다열근, 골반 밑바닥을 이루는 골반저근 등이 포함된다. 코어 근육에 의해 척추가 정렬되고 지지되는데, 근육이 약해지면 골반이 기울고 척추 정렬이 무너져 통증이 유발된다.
대표적인 코어 근육 단련 운동으로는 버드독, 플랭크, 사이드 플랭크, 데드버그, 할로우 홀드(▽그래픽) 등이 있다. 해당 운동들은 여러 임상 시험과 메타분석으로 척추 안정성을 개선하고, 허리 통증을 예방·완화한다는 게 증명됐다. 국제 과학 저널인 'PLOS One'에 게재된 28건의 연구를 메타 분석한 논문에서, 414명의 실험 참가자를 확인한 결과 코어 안정화 운동은 만성 요통 환자의 통증 감소에 더 효과적이고, 척추 안정성도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