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때 빼고, 무조건 서 있었다”… 5일간 ‘파격 실험’ 했더니, 몸에 나타난 변화는?

미국의 한 유튜버가 ‘일주일 동안 앉지 않기’ 실험에 도전해 화제가 됐다.

지난 5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구독자 수가 339만 명인 유튜버 루카스 볼(34)은 매일 16시간을 서서 보내고, 잠잘 때만 8시간 눕는 실험을 진행했다. 볼은 실험 계기에 대해 “장시간 앉아 있으면 비만이나 허리 통증, 다리 혈관 문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문가들이 건강을 위해 하루 최소 2~4시간 서 있을 것을 권고한 점을 극단적으로 확장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실험 기간 동안 화장실에서 스쿼트 자세로 볼일을 봐야 했으며, 차에 탔을 때도 의자에 엉덩이가 닿지 않게 자세를 취해야 했다. 또한 앉지 않기 위해 스탠딩 데스크(서서 일하는 책상)를 구매했으며, 식사도 서서 먹었다.

처음 이틀간 그는 바뀐 생활 방식에 만족했다. 그런데, 실험 3일째부터 몸에서 건강 이상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볼은 “다리 아래쪽과 발이 너무 아프고 피곤했다”며 “서 있는 자세도 점점 흐트러졌다”고 말했다. 이어 “식욕이 엄청 늘었고 배가 계속 고파 하루 종일 음식을 먹으면서 고통을 잊으려 했다”며 “무의식적으로 계속 무언가를 먹어서 실험 기간 동안 체중이 약 0.45kg 증가했다”고 말했다. 16시간 동안 서 있다 보니 다리에 피로가 누적되면서 밤마다 뒤척이며 잠도 설쳤다. 결국 그는 실험 5일 만에 실험을 중단해야 했다. 볼은 “결과적으로는 건강에 안 좋은 방향으로 끝난 것 같다”며 “그래도 허리 통증이 줄고 소화도 더 빨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업무 시작 후 몇 시간은 서서 일하고 피로가 느껴지면 그때 의자에 앉는 방식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이 경험한 것처럼 오랜 시간 서 있으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오래 서 있으면 하지정맥류(다리 정맥이 늘어나 돌출돼 보이는 질환)가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종아리 근육이 수축력을 잃으면서 정맥의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혈액이 역류하거나 고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불가피하게 오래 서 있어야 한다면 다리에 힘을 줬다 뺐다 하는 동작을 반복하거나 발목 회전운동, 종아리 스트레칭을 해준다.

그런데, 볼이 언급했듯이 오래 앉아 있는 습관도 건강에 좋지 않다. 오래 앉아 있으면 하지정맥에서 혈액 일부가 굳으면서 혈전(피떡)이 생기고 정맥이 막히는 심부정맥혈전증을 겪을 수 있다. 심부정맥혈전증이 생기면 다리가 붓고 저리거나 발목을 위로 젖혔을 때 종아리에 근육통이 느껴진다. 제때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해 가슴 통증을 유발할 수 있고, 피부색이 붉어지거나 파래질 수 있다. 심한 경우 혈전이 폐의 혈관으로 이동해 폐동맥 혈전색전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 통증도 생기기 쉽다. 척추가 감당해야 하는 하중이 높아지면서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도 증가해 통증을 겪을 수 있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것과 상관없이 많이 움직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0시간 이상 앉아있더라도 중간에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면 혈관이나 척추 등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일어나서 가볍게 제자리걸음을 걸으면 혈관 건강에 더 좋다. 성균관대 스포츠과학과 연구에 의하면 한 시간에 한 번 4분간 제자리걸음을 걸었을 때 혈관 탄력이 더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