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 이식 후 특히 주목해야 하는 수치는?

입력 2025.04.03 17:36
고혈압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말기 콩팥병에 흔하게 동반되는 고혈압이 콩팥 이식 후 완치되면 환자의 사망 위험이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 콩팥 이식 전 환자 90%에게 고혈압이 동반된다.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장혜련·이경호 교수, 숭실대학교 한경도 교수 연구팀은 혈압 수치 정상화가 이식 성공 지표를 의미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 1만 1317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식 전 고혈압을 진단받았던 환자 가운데 4408명(36%)은 이식 후 고혈압이 완치돼 1년 넘게 항고혈압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됐다. 반면, 7269명(64%)은 고혈압이 지속돼 약 복용이 필요했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콩팥 이식 후 고혈압 지속 여부에 따른 이식장기의 생존율과 환자의 사망률 사이의 상관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고혈압이 완치된 환자 군은 고혈압이 지속됐던 환자 군과 비교해 콩팥 이식 후 전반적인 예후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식 받은 콩팥의 기능 상실 위험도는 고혈압 완치군이 지속군에 비해 39% 낮았고, 이식 후 사망 위험도도 32%나 감소했다.

연구팀은 "콩팥 기능이 저하될 때 고혈압이 흔히 발생하지만, 반대로 고혈압으로 인해 콩팥 기능이 악화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식 후 정상 혈압으로 회복이 콩팥 이식 후 좋은 예후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의미다"라고 했다.

나이가 젊은 만성 콩팥병 환자의 상당수가 일차성 고혈압의 요소보다는 콩팥 기능 저하로 인한 이차성 고혈압인 경우가 많아 이식 후 고혈압이 호전될 가능성이 더 높다. 고혈압이 완치될 수 있도록 적절히 식생활 습관을 개선하면 콩팥 이식의 예후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주관한 장혜련 교수는 “콩팥 이식 후 혈압이 정상화되는 것은 이식장기의 생존과 환자 생존의 주요 예측 지표”라며 “의료진은 환자의 혈압 조절 상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식생활습관 개선 교육과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사랑의 장기기증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성 콩팥병 환자는 10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해 30만명에 육박한다. 콩팥 이식 대기 환자 중 6%만 콩팥 이식을 받을 수 있고, 평균 대기 기간도 1905일에 이르러 만성 콩팥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고혈압 유무와 이식받은 콩팥의 생존율 간 관령성을 분석한 첫 번재 보고로, 국제고혈압학회·유럽고혈압학회 공식 학술지 'Journal of Hypertens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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