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동아리서 마약하는 2030… 예방 교육 못 받아서?

입력 2025.03.28 23:07
클럽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클럽 등 유흥업소에서 마약류를 투약하는 ‘클럽 마약’이 지속되고 있다. 클럽 마약을 근절하려면 단속과 처벌도 중요하지만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예방 교육도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남구 청담동의 유명 클럽 앞에서 단체로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를 받는 2030세대 남녀 5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 15일 새벽 클럽 앞 주차 차량에서 마약을 나눠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마약 과다 흡입 탓에 병원으로 옮겨진 여성 한 명은 위중한 상태로 전해졌으며, 경찰은 마약 구입 경로 등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강남경찰서는 지난해 12월 압구정동 인근의 클럽에서 마약류인 케타민을 투약한 태국인 불법체류자 5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경찰의 집중 단속에도 이 같은 ‘클럽 마약’ 범죄는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클럽 등 유흥업소에서 검거된 마약류 사범의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클럽 마약류 사범의 규모는 2024년 836명으로 지난해 686명의 규모와 견줘 21.9% 늘었다. 전체 마약류 사범에서 클럽 마약류 사범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23년 3.9%에서 지난해 6.2%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회복상담사로 활동하는 한창길 씨는 “2030 마약 중독자들 중 대다수가 클럽에서 처음 약물을 접한다”라며 “시끄러운 음악과 어두운 조명 덕에 마약을 사용하는 모습을 감추는 게 쉽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클럽 마약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단속과 처벌도 중요하지만 마약류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20~30대는 마약이 얼마나 위험한지, 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게다가 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마약김밥’, ‘마약떡볶이’와 같이 ‘마약’을 미화하는 용어들과 드라마, 영화 등 마약을 미화하는 여러 콘텐츠에 노출됐기 때문에 마약에 대한 호기심이 높은 편이다. 마약을 ‘돈 많은 사람의 전유물’로 인식하는 경향도 있다.

2030은 단순 오락 목적으로 마약을 사용하는 비율이 높다. 보통 마약류 관리법 위반 사례는 의료용 마악류와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치료 목적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을 사용하다가 의존성이 생겨 약물 오남용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국내에서 의료용으로 사용이 금지된 대마는 오락 목적으로 사용하는 약물 중 대표격이다. 지난해 검거된 대마사범 중 20대가 41.1%, 30대는 35.1%로 4명 중 3명이 2030이었다.

한창길 씨는 “최근 10대들은 학교에서 예방 교육을 받고 있지만 2030은 예방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며 “대학 내 동아리 등이 젊은 세대가 마약을 접하는 새로운 통로가 되고 있는 현재, 이들에게도 마약의 경각심을 알리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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