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가면 약 먹인다”는 오해… 우울증, 꼭 진료 받으세요

입력 2025.03.29 16:03

국내 우울증 환자 수 4년 새 33% 증가
전문가와 상담하는 비율은 12.1%에 그쳐

우울증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 우울증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의 병원 방문 수는 2019년 81만 명에서 2023년 108만 명으로 약 33.3% 증가했다.

우울증은 단순한 우울감이 아닌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으로, 개인의 의지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방치할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며, 일상생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울증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훈 교수의 도움말로 우울증을 알아봤다.

◇우울 지속되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 받아야
우울증은 생물학적, 심리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정신 질환이다. 뇌의 신경전달물질 불균형, 유전적 요인, 호르몬 변화 등이 생물학적 원인으로 작용하고, 부정적인 사고 패턴, 스트레스, 과거의 트라우마 등 심리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들어서는 SNS나 스마트폰 중독으로 인한 우울증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우울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진료를 한다면 보통 주요우울장애 진단기준(DSM-5)을 통해 진단 받는다. 총 9가지 증상 중 5가지 이상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우울증이라 진단한다.

주요우울장애 진단기준
주요우울장애 진단기준(DSM-5)./사진=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현대사회에서 우울증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환경과 치열한 경쟁, 대인관계에서의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을 경험하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며, 우울증은 연령·성별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만, 현대사회 속 우울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시선이나 사회적 낙인 때문에 우울증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국가정신건강현황 보고서 2023에 따르면 정신건강문제 경험 시 의사 또는 기타정신건강전문가와 상담을 해본 적이 있다는 응답률은 12.1%로 캐나다(46.5%), 일본(20%)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무조건 약물치료는 아니야, 상담 후 결정
우울증 진단을 받으면 반드시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꺼리는 환자도 많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우울증 치료는 크게 비약물치료와 약물치료로 나뉜다. 비약물치료에는 정신치료(심리치료), 생활습관 개선, 운동, 명상 등이 포함된다. 특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진행하는 인지행동치료(CBT)는 부정적인 사고 패턴을 수정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사회적 활동 참여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이고 긍정적인 감정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약물치료는 주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나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와 같은 항우울제를 사용한다. 이들 약물은 뇌 내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조절해 우울증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환자의 증상과 개인별 특성에 따라 적절한 약물이 처방되며,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일정 기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약물치료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우울증의 무게, 산책과 운동으로 조금씩 내려놔야
진료와 치료가 선행이 됐다면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국내외 다수의 연구의 따르면 산책이나 약간 숨이차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시행할 경우 뇌에서 엔도르핀과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해 기분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나 자연 속에서의 산책은 심리적 긴장을 완화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운동은 수면의 질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며, 자기 효능감을 높여 우울증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무리한 운동보다는 일상에서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활동을 선택하는 것이다. 하루 30분 이상 가벼운 산책을 하거나 요가, 스트레칭 같은 활동을 병행하면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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