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 슬러시 잘못 먹으면 ‘기절’… 조심해야 하는 이유 봤더니?

입력 2025.03.17 18:55
슬러시 마시는 아이들
영국 전문가들이 슬러시가 어린이에게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국 전문가들이 슬러시가 어린이에게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각) BBC 등에 따르면 최근 영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어린이의 슬러시 섭취를 제한하는 영국 식품기준청(FSA)의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세 미만 어린이의 슬러시 섭취를 제한하고, 11세 미만 어린이가 하루 한 잔 이상의 슬러시를 먹지 않도록 권고하는 현재 영국 식품기준청의 기준이 8세 미만 어린이에게 섭취를 금지하고 권고 연령을 높이는 방향으로 수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주장이 제기된 배경에는 최근 국제학술지 ‘소아질환회보(Archives of Disease in Childhood)’에 실린 아일랜드 더블린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있다. 연구팀이 2018년에서 2024년 사이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슬러시 음료를 마신 후 한 시간 이내에 급성 질환이 발생해 응급 치료를 받은 2~7세 어린이 21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슬러시에 들어 있는 ‘글리세롤’ 성분이 8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8세 미만의 어린이가 슬러시를 마실 경우, 글리세롤 중독 증후군으로 인해 저혈당증이나 실신 등의 건강 문제를 겪을 수 있다. 어린이에게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글리세롤’은 어떤 성분일까? 글리세롤과 글리세롤 부작용에 대해 알아봤다.

글리세롤은 무색, 무취의 점성이 있는 액체로 알코올의 한 종류다. 용도나 순도에 따라 활용 분야가 다르지만 주로 식품(아이스크림, 과자, 에너지바 등)이나 약품(관장제, 이뇨제 등), 화장품(보습제, 세정제 등)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글리세롤의 특징 중 하나인 ‘강한 점성’은 제품의 질감에 영향을 미친다. 살짝 얼은 듯한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인 슬러시를 만들 때 글리세롤이 첨가되는 이유다. 슬러시에 식품용 글리세롤을 추가하면 슬러시가 빨리 녹지 않을 뿐 아니라 슬러시의 얼음 결정이 너무 크게 형성되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단맛도 강해지므로 필수 재료가 아니더라도 슬러시를 만들 때 글리세롤을 추가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어린이나 노약자, 임산부, 저혈압 환자는 글리세롤 과다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체내 수분을 끌어당기고, 신체에 완전히 흡수되기 어렵다는 글리세롤의 특징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리세롤은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진 무독성 물질임에도 농도가 과도하게 올라가면 ▲설사 ▲복통 ▲탈수 ▲혈압변동 ▲기립성조절장애 ▲두통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성인만큼 글리세롤을 효과적으로 분해하지 못하는 어린이가 글리세롤을 과도하거나 급하게 섭취하면 글리세롤 중독으로 ▲저혈당증 ▲실신 ▲쇼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드문 경우지만 글리세롤 섭취 후 ▲발작 ▲가려움증 ▲혈관 부종 등의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글리세롤 알레르기가 의심된다면 성분표를 확인해 글리세롤이 함유된 식품을 멀리해야 한다.

세 줄 요약!
1. 영국 전문가들이 8세 미만 어린이에게 슬러시 섭취를 금지하고 섭취 제한 권고 연령을 높이는 방향으로 관련 기준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함.
2. 슬러시에 들어있는 글리세롤이 어린이에게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임. 
3. 실제로 글리세롤은 설사, 복통, 저혈당증, 실신, 발작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니 어린이나 노약자, 임산부는 과다 섭취를 지양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