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사법 리스크 완화에 “특권” vs “사법 절차 줄어들 것”

필수의료 의사 ‘기소 제한’ 두고 의견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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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정부가 필수의료 의사에 대한 기소를 제한해 의료사고 안전망을 구축한다는 방안을 제시하자 환자 단체와 의료계의 반응이 엇갈렸다. 환자 단체는 “특권”이라 반발했고 의료계는 “불필요한 사법 절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환자 단체 “불기소 처분 남발할 것”
6일, 국회 도서관에서는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실 주최, 보건복지부 후원으로 의료사고안전망 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논의를 거쳐 마련된 의료사고 해결 지원체계, 공적 배상체계, 형사체계 개선안 등을 공개했다.

최대 쟁점인 필수의료 의사에 대한 형사 특례는 가칭 ‘의료사고심의위원회’가 필수의료, 중과실 여부를 판단해 필요한 경우 의사 기소 자제 권고를 하고 수사 당국은 이를 존중하도록 법에 명시하기로 했다.

복건복지부 의료개혁과 강준 총괄과장은 “심의위원회가 기소 자제를 권고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형사당국이 이를 존중해 기소하지 않도록 법제화할 계획”이라며 “심의위원회를 통해 길게 수년이 걸리던 의료사고 수사 기간이 대폭 단축되고 이를 바탕으로, 피해자와 의료진 모두 빠른 분쟁 해결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자 단체는 피해자의 권리가 크게 악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은영 이사는 “정부가 ‘기소 자제’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결국 불기소 처분이 남발될 것”이라며 “의사들은 미용을 제외한 모든 의료 행위를 필수의료라고 주장하는데, 불명확한 필수의료 개념을 토대로 형사 특례를 적용하면 피해자는 법적으로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료사고심의위는 고위험 필수의료, 과실 유무를 판단하는 기구로만 한정해야 하고 단순 과실까지 불기소 처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선 안 된다”고 했다.

반면, 의료계는 불필요한 조사 과정이 줄어들 것이는 평가다. 일산백병원 이성순 교수는 2017년 중환자실 미숙아가 사망해 의료진이 구속됐다 무죄 판결을 받은 이대목동병원 사례를 거론하며 “그런 조사를 받지 않고 일단 심의위에서 중과실 여부를 파악해 걸러주면 불필요한 사법 절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책임보험 관리는… “별도 기구 설립해야” vs “정부가 해야”
정부는 신속하고 충분한 배상을 위한 공적 배상체계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의료기관 개설자의 경우 기관 내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한다. 이를 통해 의료진 개인의 부담을 기관의 부담으로 돌린다는 구상이다. 현재 대한의사협회가 운영하는 의료배상공제조합에 의원은 33%, 병원·종합병원은 35.6%에 그친다.

이에 대해 강 과장은 “책임보험 가입 의무화를 통해 기관의 배상 책임을 강화할 것”이라며 “책임보험 의무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보험료 부담이 낮아지고 재원도 충분히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험료 산출과 상품 등을 정부가 관리·감독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이 엇갈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송기민 위원장은 “의료 사고는 손해율이 높아 수익 위주의 민간 보험은 지속 가능성이 없다”며 “별도의 의료사고 공적 배상 기구를 만들어 손해율과 위험률을 계산, 지속 가능한 배상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김태현 교수는 “지금도 금융당국이 수많은 보험상품을 감독한다”며 “별도 정부 기구 설립보다는 현재 있는 보험사나 공제조합에 의료인들이 최대한 가입하게 하고 정부가 감독하는 체계가 효율적”이라고 반박했다.

복지부 권민정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의료사고심의위는 한쪽만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규명하고, 수사를 전문적이고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구”라며 “(과실 등) 구체적인 내용은 입법 과정에서 더 정교화돼서 합리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배상체계는 민간 보험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국가 보험료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