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눈 없고, 귀는 옆볼에”… 4개월 아기 수술 기다리는 중, 무슨 질환?

입력 2025.02.27 14:49

[해외토픽]

오른쪽 볼에 귀가 있고 오른쪽 눈은 없는 비니 제임스 사진​
비니 제임스는 태어났을 때 오른쪽 볼에 귀가 있고 오른쪽 눈이 없었다./사진=더 선
희귀질환 때문에 오른쪽 볼에 귀가 있고 오른쪽 눈이 없는 채로 태어난 영국 4개월 아기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6일(현지시각)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비니 제임스는 태어났을 때 오른쪽 눈이 없는 채로 태어났다. 그리고 비니의 오른쪽 귀는 원래 위치보다 훨씬 아래인 오른쪽 볼에 있었다. 비니의 부모는 임신 중 별다른 질환을 앓지 않았으며, 정기 검진에서도 이상 증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비니의 아버지는 “비니가 태어나자마자 숨을 제대로 안 쉬어서 의료진이 곧바로 처치를 시작했는데 그때 보니까 오른쪽 볼에 귀가 있어서 너무 놀랐다”라고 말했다. 검사 결과, 의료진은 여러 기형을 일으키는 질환인 ‘골덴하 증후군(Goldenhar Syndrome)’을 진단했다. 비니는 65일 동안 입원했으며, 현재 다른 병원으로 옮겨져 의안 이식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비니의 부모는 비니를 위한 치료비를 모금 중이다. 비니의 아버지는 “보통 내적인 됨됨이가 외적인 것보다 중요하다고 하지만 우선 비니의 삶에 대한 만족도를 충족시켜주고 싶다”라며 “아직 초보 부모이지만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의료진은 비니의 의안 이식 수술이 끝나면 귀 위치를 옮기는 수술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울 예정이다.

비니 제임스가 겪고 있는 골덴하 증후군은 몸 한쪽에 기형을 일으키는 희귀질환이다. 주로 머리와 얼굴, 척추에 기형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태어날 때부터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증상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주로 광대뼈, 턱, 입, 귀, 눈, 척추의 기형이 발견된다. 환자들은 태어난 직후 외이(바깥귀)에 기형이 발견될 때가 많다. 심할 경우 외이가 없어 귀 조직이 거의 형성되지 않을 수 있다. 외이가 있어도 모양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해 귓구멍이 뚫려있지 않고 막혀 있는 경우가 많다. 골덴하 증후군 환자들은 안구가 선천적으로 없는 무안구증을 겪기도 한다. 안구에 딱딱하고 노란색 또는 분홍색의 달걀 모양 낭종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낭종의 크기는 좁쌀 크기부터 약 10mm까지 클 수 있다. 드물지만 환자 중 약 5~15%에서는 경미한 지적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골덴하 증후군은 대부분 원인 없이 무작위로 발병한다고 알려졌다. 현재까지 환자 중 2%에서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14번 염색체 때문에 골덴하 증후군이 발병할 수 있다고 추정 중이지만, 구체적인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외에도 특정 화학물질이나 약물, 환경, 질환 등에 노출될 경우 골덴자 증후군 발병 위험이 커진다고 알려졌다.

골덴하 증후군은 환자가 겪고 있는 기형과 증상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환자들은 대부분 여러 증상을 동시에 겪기 때문에 유전학 전문의, 소아과 의사, 정형외과 의사, 안과 의사 등의 협진이 필요하다. 일부 환자들은 성형 수술을 통해 얼굴 특정 뼈의 기형이나 귀 기형 등을 치료하기도 한다. 골덴하 증후군 환자들은 귀나 눈 이상을 겪을 때가 많기 때문에 규칙적인 검사를 진행해 증상 악화를 막아야 한다. 특히 초기에 치료할수록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일찍 치료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