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안 듣는 발기부전, 보형물 삽입을… "감염·천공 없도록 의료진 역량 따져야"

입력 2025.02.26 08:01

주목! 이병원_프라우드비뇨기과의원

젊은 고혈압·당뇨병 환자 발기부전 위험
약물·주사로 개선 안 되면 보형물 삽입
40개국 의사들, 구진모 원장에 술기 배워

고령층도 성생활을 한다. 2021년 대한임상노인의학회에서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60∼64세 84.6%가 "성생활을 한다"고 응답한 바 있다. 문제는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 특히 남성의 '발기부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당뇨병으로 음경 해면체가 망가지거나, 약물에도 효과가 없는 고령의 발기부전 환자는 보형물 삽입을 고려할 수 있다. 프라우드비뇨기과의원 구진모 원장은 "비가역적 수술이라서 자연 발기력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은 사람에게 권장한다"고 말했다. /김지아 헬스조선 객원기자
"당뇨병 탓 해면체 망가지면 완전 발기 불가"

발기부전의 주요 원인은 노화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성적 욕구와 뇌의 반응에 관여해 발기를 가능하게 만든다. 성인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3∼9ng/㎖이다. 해당 수치가 3.5ng/㎖미만인 경우 '남성 갱년기'라 한다. 통상 60세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30세 때의 절반가량에 그쳐 발기가 원활하지 않게 된다.

노화 외에는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 혈관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이 발기부전을 유발한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당뇨병이다. 프라우드비뇨기과의원 구진모 원장은 "담배는 끊으면, 고혈압은 약물을 복용하면 발기부전이 호전된다"며 "그런데 당뇨병을 갖고 있으면 고혈당 탓에 음경 근육인 해면체가 전부 망가지기 때문에 '완전 발기 불능'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약물·주사 효과 없으면 보형물 삽입 고려

발기부전 치료 옵션은 세 가지로 나뉜다. 약물, 주사, 수술이다.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증상 완화를 시도해보고 효과가 없으면 각 치료법을 순차적으로 적용한다. 약물은 비아그라와 시알리스가 대표적이다.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평소 심장질환이 있거나 두근거림이 심하다면 복용이 어렵다. 약물 다음으로 고려해볼 수 있는 옵션은 주사 치료다. 음경에 혈관확장제 등을 자가 주사해 발기부전을 치료하는 원리다. 알프로스타딜, 파파베린, 펜톨라민 등의 성분이 대표적이다. 다만 국소 통증과 내성이 발생한다는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국내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마지막으로 고려하는 게 음경 보형물 삽입이다. ▲약물에도 효과가 없는 고령자 ▲긴 당뇨병 유병 기간으로 발기가 완전 불가능한 환자 ▲암 수술, 사고 등으로 신경이 손상된 사람 등이 대상이다. 보형물은 '굴곡형'과 '팽창형'으로 나뉜다. 굴곡형은 성관계 시 음경에 이식한 보형물을 폈다가 끝나면 접는 방식으로 활용한다. 팽창형은 음낭 안에 이식한 버튼을 누르면 복강에 이식한 저장고의 생리식염수가 음경의 실린더로 이동해 발기되는 원리다. 다른 버튼을 누르면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음경 보형물 수술은 환자 만족도가 90%를 넘는다. 외관상 티가 나지 않고 성관계 시 감각이나 사정 기능도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구진모 원장은 "발기부전으로 성관계가 불가능했던 걸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시술받은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첫 수술 제대로 받아야… 의료진 역량 중요

다만, 수술이 잘못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성기가 비대칭으로 변하거나 유착이 발생하는 게 대표적이다. 음경 보형물 수술 중 1∼2%에서 발생하는 감염도 주요 경계 대상이다. 이외에 해면체 천공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구진모 원장은 "이를 막으려면 정확한 사전 검사를 통해 첫 수술을 제대로 해야 한다"며 "재수술이 가능하긴 하지만, 보형물 수술을 받는 사람 대부분이 70대 이상의 고령자이므로 두 시간가량의 수술은 매우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결국, 수술 결과를 좌우하는 건 의료진의 역량이다. 음경 보형물 삽입술은 물론 음경 성형술 등 전반적인 음경 수술 관련 경력을 쌓은 의료진에게 받아야 한다. 구진모 원장은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의대에서 음경 보형물 수술 권위자에게 수술 과정을 연수 받았다. 이후 국내에서 1만례 이상의 남성 수술을 집도했다. 현재는 40여개국 비뇨의학과 의사들이 그에게 술기를 배우러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의료진 대표로 대만 '남성과학회'에 초청받아 수술 과정을 생중계로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발기부전은 치료가 안 된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성생활을 못 하면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으로도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며 "해결 방법은 분명 있으니 전문의에게 진료 받길 바란다"고 했다.


"발기 강도 약해졌다면 남성 갱년기 의심"

구진모 원장 인터뷰


-남성 갱년기는 언제 찾아오나?


"남성은 35∼40세부터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이 줄어든다. 다만 사람에 따라 그 편차가 매우 크다. 실제 진료를 하다 보면 약을 처방받고 적극적으로 성관계를 하는 90세가 있는 반면, 약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35세도 있다."

-병원에 가야 하는 때는?

"남성 갱년기 평가 설문지가 있다. 다음 10개 질문 중 3개 이상에 '예'라고 답한다면 남성 갱년기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때는 병원을 찾기를 권한다. ▲성욕이 감소했는가?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느끼는가? ▲근력 또는 지구력이 감소했는가? ▲키가 줄었는가? ▲삶의 즐거움이 감소했다고 느끼는가? ▲우울하거나 짜증이 나는가? ▲발기의 강도가 약해졌는가? ▲운동 능력이 최근에 저하됐는가? ▲저녁 식사 후에 졸음이 쏟아지는가? ▲업무 수행 능력이 최근에 저하됐는가? 등이다."

-수술은 어떤 사람에게 권장하나?

"자연 발기력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은 사람에게만 권장한다. 수술은 발기 조직인 해면체를 제거하고 보형물을 삽입하는 치료이므로 한번 시행하면 원상복구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환자들에게도 이 수술은 비가역적이라고 설명한다."

-해외 의사들에게 수술법을 가르치는 이유는?

"제대로 배우지 못한 의료진이 수술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면 수술 자체에 대한 인식이 나빠져 불필요한 우려를 조장할 수 있다. 환자는 물론 의료계도 수술을 기피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해외 의료진이 수술 방법을 배워간 후에도 그들과 계속 소통하며 수술 후 관리법 등을 전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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