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5개월 계속 ‘모유 수유’”… 8명 자녀 둔 英 30대 여성, 건강엔 괜찮을까?

입력 2025.02.19 15:43

[해외토픽]

아리엘 타이슨‧마이클 부부와 8명의 자녀의 모습
아리엘 타이슨‧마이클 부부와 8명의 자녀의 모습/사진=더 선
총 8명의 자녀를 출산하며 113개월 동안 모유 수유를 해온 영국 30대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3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영국 여성 아리엘 타이슨(37)은 남편 마이클(38)과 지난 2007년 결혼했고 4년 후 첫째 아들을 낳았다. 이후 5명의 아들을 낳아 ‘딸’을 원했다. 결국 2021년 딸을 낳게 됐다. 이후 한 명 더 딸을 출산하며 총 8명의 자녀를 두게 됐다. 아리엘은 “2010년 유산을 경험한 뒤 자녀를 많이 낳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딸을 낳고 싶었는데 아들만 6명을 낳았다”라고 했다. 이어 “결국 소중한 딸을 낳을 수 있었다”며 “쉴 틈 없이 아이들을 낳아 총 113개월(9년 5개월) 동안 모유 수유를 했다”라고 말했다. 아리엘처럼 오랜 기간 모유 수유해도 산모의 건강엔 괜찮은지 알아본다.

모유에는 아기의 지능과 신체 발달에 필요한 단백질, DHA(도코사헥사에노산), 비타민 A가 풍부하다. 아기의 감염을 예방하는 면역 글로불린도 충분하다. 또 모유를 먹인 아기는 설사, 호흡기질환, 중이염에 잘 걸리지 않고 알레르기 질환의 발병률도 분유를 먹는 아기보다 적다. 모유 수유는 산모에게도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아기에게 모유를 주면 옥시토신이 분비되면서 자궁을 수축시켜 산후출혈을 예방할 수 있다. 또 유방암, 난소암의 위험률을 낮추고 산후우울증, 산후 비만을 예방하며 산후 회복도 빠른 편이다.

다만, 아리엘처럼 오랜 기간 모유 수유를 하면 산모의 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가톨릭대 성모병원 연구팀에 따르면 모유 수유를 2년 이상 한 여성이 폐경 후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치아를 상실한 위험이 1.8배 더 높다고 나타났다. 모유를 25개월 넘게 먹인 여성 그룹의 경우 폐경 후 치아가 28개 모두 남아있는 비율이 6.7%였다. 반면 모유 수유 기간이 6개월 이하인 여성은 치아가 28개 모두 남아있는 비율이 32.8%였다. 연구팀은 “모유를 만들기 위해 많은 양의 칼슘이 필요한데, 수유 기간에 산모의 뼈에 있던 칼슘이 빠져나가, 산모는 칼슘이 부족한 상태가 된다”라며 “이때 산모가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폐경 후 칼슘 흡수율이 현저히 떨어진다”라고 했다. 이어 “칼슘 부족은 치아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모유 수유를 오래 해야 한다면 칼슘이 풍부한 ▲우유 ▲치즈 ▲콩 ▲멸치 등을 섭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칼슘뿐만 아니라 원활한 모유 수유를 위해 산모는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모체에 저장된 단백질이 모유를 만드는 데 쓰이면서 근육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 단백질은 하루 25g 이상 추가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양질의 단백질이 많이 든 식품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 ▲달걀 ▲두부 ▲콩 등이 있다. 철 섭취도 중요하다. 출산할 때 많은 양의 출혈과 출산 후 분비물 증가 등으로 체내 철이 결핍돼 빈혈 증세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붉은 살코기 ▲가금류 ▲생선 ▲굴 등을 먹는 것이 좋다.

한편, 세계보건기구는 모든 영아가 생후 6개월까지 모유만을 먹을 수 있게 하며, 생후 2년까지는 적절한 이유식을 먹이면서 모유 수유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