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발렌타인데이, ‘이성 쉽게 유혹’ 한다는 ‘페로몬 향수’… 진짜 효과 있나?

입력 2025.02.14 13:13
향수를 뿌리는 여성의 모습
이성을 쉽게 유혹한다는 페로몬 향수는 큰 효과는 없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발렌타인데이를 맞이해 최근 각종 SNS에서 ‘이성을 쉽게 유혹한다’는 ‘페로몬 향수’가 화제다. 광고에 따르면 향수를 뿌린 것만으로도 성적 매력을 극대화하고 이성의 호감을 쉽게 산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페로몬은 무의식적으로 이성에 끌리게 하는 신비의 물질로 알려졌다.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페로몬은 같은 종의 생물끼리 의사소통하기 위해 내뿜는 화학 물질이다. 특히 곤충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30년대 독일의 화학자 아돌프 부테난트는 암컷 나방이 분비한 극소량의 물질을 따라 수 km 떨어진 곳에서 수컷 나방들이 몰려오는 모습을 보고 이 분비물을 연구했다. 그는 이 연구로 1939년 노벨상까지 받았지만, 그는 ‘페로몬’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후 1959년 영국의 과학 학술지인 ‘Nature’에 ‘페로몬(pheromone)’이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성을 유인하는 물질은 그리스어로 운반한다는 뜻의 ‘pherein’과 흥분시킨다는 뜻의 ‘hormon’에서 착안한 명칭이다.

다만, 페로몬은 인간이 아닌 곤충의 호르몬 연구로 존재가 입증된 것으로 인간에게 확인된 바는 없다. 인류는 다른 생물과 달리 번식기가 따로 없어 성적 충동을 일으키는 원인도 다양하다. 또한, ‘사랑의 향수’인 페로몬 향수도 마찬가지로 의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없다. 이성을 끌리게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체취가 있다. 여자의 경우 가임기에 분비되는 프로게스테론이다. 월경 일주일 전부터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 농도가 올라간다. 실제로 월경 날짜 다가오면 몸과 입에서 특이한 체취가 나기도 한다. 생리대에 탈취 성분이 있는 것도 그 이유다. 민감한 남자는 이 체취에 반응한다. 남자의 경우엔 땀이 비슷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땀을 흘리면 표피의 각질을 분해하면서 특이한 땀 냄새가 만들어진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 클레어 와이어트 박사는 “남성의 땀 속에 들어있는 화학물질인 안드로스타디에논이 여성의 호르몬, 심리에 급격한 각성 반응을 일으킨다”며 “남성의 땀 냄새를 맡은 여성들은 성적 흥분을 느끼고 심박동이 빨라지는 등의 신체 변화를 보였다”고 한다.

한편, 후각은 인간의 정서나 감정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김치찌개 냄새를 맡으면 예전에 어머니가 해주셨던 게 생각나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거나 낙엽 타는 냄새를 맡으면서 과거에 헤어졌던 연인을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다. 사랑하는 사람의 냄새를 맡으면 편안해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애인에게 포근히 안겼을 때만 맡을 수 있는 냄새는 자신이 외롭거나 힘들 때 위안이 될 수 있고,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연구팀은 96쌍의 커플을 대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상대방의 냄새를 맡으면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분석했다. 여성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남편의 셔츠 냄새를 맡게 했고, 한 그룹은 다른 이성의 냄새를 맡게 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무슨 냄새를 맡는지 모르는 상태였는데, 남편 셔츠 냄새를 맡은 그룹 여성들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