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사망 원인 1위는 심장질환이다. 심장질환의 절반 이상(56%)은 심장 혈관이 막혀 혈액 공급이 제대로 안 되는 허혈성 심장질환이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빠른 진단이 관건이다. 병원에서는 심전도, 심초음파, 심장CT, 관상동맥조영술 등을 하지만 심전도·심초음파는 진단 정확도가 떨어지고, CT는 방사선·조영제 노출 부담이 있으며, 관상동맥조영술은 손목이나 허벅지 혈관을 뚫어 심장까지 도관을 삽입해야 해 신체 부담이 컸다. 최근 정확도는 높고, 비침습적인 '심자도(MCG) 스캔' 장비가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개발사인 AMCG는 2021년에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약 200억(시리즈A·시리즈B) 투자를 받았으며 지난 12월에는 코넥스 신규 상장을 했다. AMCG 서용성 대표를 만났다.
허혈성 심장질환을 빠르게 진단하는 심자도 스캔을 개발한 AMCG의 서용성 대표/김지아 객원기자
-심자도(MCG) 스캔이란? 심장이 수축과 이완을 하면 심장근육세포에서는 미세한 자기장이 나온다. 이를 심자도라고 한다. 심장 혈관에 문제가 생겨 혈액 흐름이 원활치 않으면 심장 근육이 망가지면서 심자도에 미세한 변화가 생긴다. 이 변화를 '스퀴드(SQUID) 센서'로 스캔, 심장 전 영역의 자기장맵과 전류 패턴을 획득하고 정상인과의 '패턴 차이'를 가지고 진단을 한다. 패턴 차이는 시각화 해 색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우리 회사가 보유한 스퀴드 센서는 지구 자기장 100억 분의 1 수준의 초미세 자기 신호도 측정이 가능하다.
심자도를 측정하는 스퀴드 센서의 원천 기술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있으며, 2021년에 기술이전을 했다. 그리고 우리 회사에서 세계 최초 96 채널 심자도 스캔 시스템을 개발했다. 2022년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품목 허가를 받았고, 2024년에는 미국 FDA로부터 510K등급(시판전허가) 승인을 받았다.
-어떤 심장질환을 진단할 수 있나? 협심증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이 대표적이다. 현재 가천대 길병원,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서울성모병원에서 관련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임상시험은 협심증 환자의 관상동맥조영술 결과와 심자도 스캔의 결과를 비교, 유효성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진행한다.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시판후 임상시험에 해당한다. 부정맥을 조기진단하는 데에도 심자도 스캔을 사용할 계획이다. 부정맥은 스크리닝이 잘 안 되는 질환인데, 심자도 스캔이 스크리닝 표준 검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부정맥의 경우 심전도 검사의 정확도가 56%인 반면 심자도 검사는 94%가 된다.
-허혈성 심장질환의 확진 검사인 '관상동맥조영술' 전에 해볼만 하다? 관상동맥조영술은 손목이나 허벅지 동맥을 통해 심장혈관까지 도관을 삽입, 막힌 부위에 방사선 조영제를 주입해 관상동맥의 모양을 살펴보는 검사다. 이 검사에서 관상동맥이 막힌 것이 확인되면 심장 스텐트를 삽입해 막힌 혈관을 넓히는 치료까지 한다. 그런데 관상동맥조영술을 시행한 사람의 35%만이 심장 스텐트를 했다. 나머지는 굳이 신체 부담이 있는 관상동맥조영술을 하지 않아도 됐던 것. 관상동맥조영술을 하기 전에 심장 CT를 흔히 찍는데, CT를 찍으려면 15초간 숨을 참아야 해 고령에서는 검사가 어려운 경우가 꽤 많다. 심자도 스캔의 경우 허혈성 심장질환 진단에 있어 민감도와 특이도가 각각 90.5%, 92.3%로 높고 비침습적이며 검사 시간도 2~3분 밖에 안 걸린다.
심자도 스캔 'MCG-S'(오른쪽), 향후 개발될 건강검진형 심자도 스캔 'MCG'(왼쪽)/AMCG 제공
-AMCG 심자도 스캔만의 장점은? 심자도 스캔은 미국에서 혁신의료기기(제네티시스 社 제품)로 인정을 받고 연구도 활발히 하는 등 최근 전세계적으로 심장질환 진단 장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 회사의 심자도 스캔은 세계 최초 96채널 시스템으로, 측정 면적이 늘어나면서 1회 검사로 심장 전체 촬영이 가능하다. 또한 스퀴드 센서가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영하 270도까지 냉각시켜야 하는데, 이 때 헬륨을 쓴다. 헬륨은 고가의 물질이라 비용이 많이 드는데 우리 회사에서는 헬륨이 기화되는 것을 다시 액화시켜 재사용하는 재액화 시스템을 개발, 연간 7억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센서의 민감도나 장비의 경제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해외 시장 진출 계획은? 세계적으로 가장 크고 파급력 있는 미국 시장에 우선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4월 미국FDA 510K를 획득해 미국 시장 진출의 초석을 마련한 상태다. 글로벌 의료기기 제조사와의 협력을 통해 미국 내 임상이나 유통 채널을 확보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는 유럽 CE 인증도 준비하고 있다.
-수익 모델은? 우선 장비 판매를 통해 수익이 발생한다. 장비가의 10% 정도가 유지 관리 보수 비용으로 책정된다. 우리 회사 심자도 스캔의 센서는 민감도가 높고 수명도 10년 이상이 된다. 앞서 얘기한 헬륨 재액화 기술 등을 통해 유지 비용도 최적화 돼있다. 아울러 진단 데이터가 쌓이면 AI기술을 이용해 판독에 보조적인 도움을 주는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서도 매출이 발생할 것이다. 최근에는 시리즈 B 투자 93억원, 스케일업 팁스(출연R&D) 협약 (사업비: 3년간 총 12억원)의 성과를 냈는데, 대형병원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고, 미국 FDA 승인 받은 것을 높게 평가받아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허혈성 심장질환을 빠르게 진단하는 심자도 스캔을 개발한 AMCG의 서용성 대표/김지아 객원기자
-앞으로의 계획은? 올해 신의료기술 평가를 신청하고 2026년에는 건강보험 등재를 신청, 중소병원에서부터 대형병원까지 심자도 스캔을 구매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개발된 심자도 스캔 'MCG-S'는 사이즈가 가로 길이가 4m로 비교적 큰 장비이지만, 건강검진센터 시장 확대를 위해 2026년에는 가로 2.4m의 슬림형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우리 회사는 코넥스 상장을 준비하면서 경영 투명성이 높아졌고, 2027년 코스닥 이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회사가 달성하는 목표를 공개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운영하겠다. 스타트업은 '스피드'가 생명인만큼 직원이 하나된 마음으로 회사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