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꼭지 가렵고, 건조”… 습진인 줄 알았는데 ‘이 암’ 진단, 방치하면 썩기까지?

입력 2025.01.02 15:41

[해외토픽]

단순히 가슴에 습진이 생긴 줄 알았으나 유방암의 일종인 ‘유방 파제트병’ 진단을 받은 호주 여성 엠 데이비의 모습(왼)과 치료를 위해 사용한 약물(오)의 모습
단순히 가슴에 습진이 생긴 줄 알았으나 유방암의 일종인 ‘유방 파제트병’ 진단을 받은 호주 여성 엠 데이비의 모습(왼)과 치료를 위해 사용한 약물(오)의 모습/사진=데일리 메일
단순 습진인 줄 알았는데 유방암의 일종인 ‘유방 파제트병’ 진단을 받은 호주 40대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2024년 12월 31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호주 여성 엠 데이비(41)은 지난 2021년 두 자녀를 낳고 모유 수유를 했다. 모유 수유 이후 오른쪽 유두(젖꼭지)가 건조하고 가려워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잦은 모유 수유로 인한 습진이다”며 습진 크림을 처방했다. 데이비는 3년 동안 단순한 가려움이라 생각해 계속 습진 크림을 발랐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유두 주변에 단단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데이비는 “샤워하고 있었는데 오른쪽 유두 가운데 부분이 건조하고 유륜(유두 주변을 감싸고 있는 타원형, 원형의 피부) 껍질이 자꾸 벗겨졌다”며 “가슴이 따끔거리고 욱신거리는 통증을 느꼈다”고 했다. 결국 지난 2024년 9월 병원을 찾았고, 유방암의 일종인 ‘유방 파제트병’ 진단을 받았다. 데이브의 오른쪽 유두 뒤에는 암이 자리 잡고 있었고, 유관(모유를 운반하는 통로)에 암세포가 전이 돼 있었다. 결국 데이브는 오른쪽 유두와 유방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현재 그는 항암 요법을 받는 중이다.

유방 파제트병은 유두와 유륜에 발생하는 유방암의 일종으로, 1874년 영국의 ‘제임스 파제트라’는 의사에 의해 처음 발견돼 ‘파제트’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파제트병은 유방에서 발생하는 ‘유방 파제트병’과 유방 이외의 조직에서 발생하는 ‘유방 외 파제트병’으로 나눌 수 있다. 유방 외 파제트병은 주로 회음부와 겨드랑이 부위에, 드물게는 배꼽에 발생한다. 유방 파제트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적으로 가족력이 있는 경우, 없는 경우에 비해 약 7배 정도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경 이후 60~70대 여성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종종 출산을 경험하지 않은 여성에게도 나타나기도 한다.

유방 파제트병은 유두에 붉은색을 띠는 반점이 생기고, 피부 껍질이 벗겨지고, 유두와 유륜이 가렵고 화끈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습진과 비슷해 치료하지 않거나 피부과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유두에 진물, 출혈, 딱지 등이 생기고 서서히 썩어들어간다. 암세포는 유두에서 시작하여 유륜과 유관으로 퍼져간다. 따라서 유방 습진이 자주 발병하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가 진료받아야 한다.

유방 파제트병은 기본적으로 암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로 치료한다. 이때 암을 포함해 일부 정상 유방을 제거하는 유방 보존술을 진행할 수 있다. 다만, 넓은 부위에 암이 퍼졌다면 유방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시도한다. 환자들은 수술로 암을 제거한 다음 보조 항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