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당뇨병 관리
임신 중 인슐린 저항성 증가로 당뇨병 발생
연속혈당측정기 급여 기준 변경… 지원 가능

임신 중 당뇨병 유병률 증가… 비만, 고령 임신 영향
임신 중 당뇨병은 임신 후 호르몬 변화와 체중·체지방 증가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같은 요인들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면 혈당이 정상 범위보다 높아진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간한 '당뇨병 팩트시트(2022년)'에 따르면, 국내 20∼40대 임신 중 당뇨병 유병률은 ▲25∼29세 8.36% ▲30∼34세 15.57% ▲35∼39세 19.42% ▲40세 이상 22.46%로 연령이 상승할수록 발병 위험 역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최근에는 고령 임신, 비만 인구 증가 등으로 인해 유병률이 더 상승하는 추세다.
임신 중 당뇨병은 태아와 임신부 모두에게 영향을 준다. 공복 혈당이 20㎎/㎗ 오를 때마다 유산율이 8%가량 증가하며, 태아의 경우 선천성 기형과 출생 후 저혈당, 호흡곤란증후군, 황달, 심근병증, 췌장 기능 저하 등의 합병증을 겪을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청소년·성인기 비만, 당뇨병, 지방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임신부 또한 임신성 고혈압, 조산은 물론,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분만 후 당뇨병이 생길 수 있다. 김경욱 부원장은 "혈당이 상승해 태아에게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신생아 황달, 심장비대 등의 문제가 생긴다"며 "유산과 조산·난산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연속혈당측정기, 실시간 정확하게 혈당 수치 확인
임신 중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혈당을 조절한다. 단순당 섭취를 제한하고, 흰쌀이 아닌 통밀, 호밀 등 전곡류 위주로 섭취한다. 식사할 때마다 단백질 역시 적절히 섭취·보충해야 한다. 이외에 인슐린, 메트포르민 등의 약물 치료도 시행한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꾸준히 혈당 수치를 측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혈당 수치 변화를 자주 확인하면 저혈당 또는 고혈당을 조기에 발견해 빠르게 대응 가능하며, 임신 중 혈당 관리를 위해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운동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김 부원장은 "지속적인 혈당 측정은 체중·혈당 관리는 물론, 인슐린 용량을 적절히 조절하고 주산기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연속혈당측정기(CGM)의 경우, 정확한 혈당 수치 변화를 24시간 지속적·안정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한 임신 중 당뇨병 여성 그룹은 당화혈색소가 감소하고, 목표 혈당 범위 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환자 입장에서는 기존 자가혈당측정기(SMBG)와 달리 매번 손끝을 찔러 혈액을 측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채혈로 인한 통증과 부담도 덜 수 있다. 최근에는 연속혈당측정기 기술이 발전하면서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1분마다 혈당 수치 확인이 가능하고, 저혈당이나 고혈당을 놓치지 않도록 기기로부터 알림도 받을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는 지난달부터 보험 급여 기준이 바뀌면서, 1형 당뇨병 환자뿐 아니라 인슐린 치료를 받고 있는 임신 중 당뇨병 여성도 연속혈당측정기 지원이 가능해졌다. 30% 비용만 부담하면 연속혈당측정기를 처방·사용할 수 있어, 더 많은 임신부가 혜택을 보게 될 전망이다. 김경욱 부원장은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면 혈당 변화를 하루 종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며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기 부착과 사용법 교육, 판독에 대해서도 최초 1회뿐 아니라 추가적인 급여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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