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이것’ 같이 썼을 뿐인데”… 혼수상태 빠져 입원한 10대 女, 무슨 일?

입력 2024.11.28 14:26

[해외토픽]

시안 앨더튼 사진과 입원 중 찍은 사진
시안 앨더튼(18)은 지난 10월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전자담배를 같이 썼다가 박테리아성 뇌수막염에 걸렸다./사진=더 선
영국 10대 여성이 친구들과 전자담배를 같이 썼다가 박테리아성 뇌수막염에 걸린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7일(현지시각)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시안 앨더튼(18)은 지난 10월 친구들과 함께 놀았다가 박테리아성 뇌수막염에 걸렸다. 당시 앨더튼은 친구들과 함께 클럽을 가 전자담배를 함께 피웠다. 그는 “술은 3~4잔 정도 마셨고, 친구 3명과 전자담배를 공유했다”며 “밤새면서 놀 때 담배 하나로 같이 피우는 건 흔한 일이었고, 친구들이기 때문에 별생각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다음날부터 앨더튼은 몸이 안 좋았고, 구토하기 시작했다. 온몸에 발진도 생겼다. 그는 “온몸이 빨갛게 변했다”며 “벌레에게 물린 것처럼 증상이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앨더튼은 곧바로 병원을 방문했다. 검사 결과, 앨더튼은 박테리아성 뇌수막염을 진단받았다. 의료진은 약물을 사용해 앨더튼을 의도적으로 혼수상태에 빠지게 한 뒤 치료를 시작했다. 4일 후 앨더튼이 깨어났을 때 의료진은 그에게 “담배를 공유했다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앨던튼은 “병원 도착 후 기억이 흐릿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14일 동안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시안 앨더튼이 겪은 박테리아성 뇌수막염에 대해 알아봤다.

뇌수막염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때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세균인 경우 박테리아성 뇌수막염이라고 한다. 원인균으로는 대장균, 리스테리아균, Group B 사슬알균(streptococcus),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 수막알균 등이 있다. 여러 원인균이 코나 입을 통해 상피세포에 들어와 혈류를 타고 혈관 안에 생존한 뒤, 혈관 내 장벽을 통과해 뇌척수액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킨다. 특히 시안 앨더튼처럼 담배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면 여러 세균이 증식하고 옮겨갈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박테리아성 뇌수막염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고열, 두통, 구토, 경부강직 등이 있다. 경부강직은 목 근육의 강직 때문에 머리를 앞으로 구부릴 수 없는 것을 말한다. 박테리아성 뇌수막염의 원인균이 수막알균일 경우 빠르게 퍼지는 점출혈 발진도 나타난다. 붉은색이나 보라색 발진 여러 개가 작고 불규칙적으로 몸통, 하지 등에 퍼지는 것이다. 박테리아성 뇌수막염은 증상이 갑자기 빠르게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의식 저하나 경련 등이 나타난다면 수막염이 뇌 실질을 침범했을 수 있다. 두개내압이 상승하면서 뇌경색, 뇌부종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박테리아성 뇌수막염은 진행이 빠르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 질환이라 병원에 도착하면 신속히 항생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치료 기간은 원인균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3주 걸린다. 국내에는 박테리아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원인균 중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 수막알균, 폐렴알균 백신이 개발되어 있어 예방접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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