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환자 간절함 안 통했다… 생물학적 제제-JAK 억제제 교체투여 급여 불인정

입력 2024.04.24 19:00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팔
복지부가 생물학적 제제와 JAK 억제제 교체투여 급여를 인정하지 않았다. /게티이미지뱅크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과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생물학적 제제와 JAK 억제제 간 교체투여 급여가 끝내 불발됐다. 아토피 환자들은 생물학적 제제 또는 JAK 억제제 사용 후 부작용이 생기더라도, 바로 효과 좋은 다른 약으로 교체는 어려울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약제) 일부개정고시안'을 통해 생물학적 제제(듀피젠트, 아트랄자) 및 JAK 억제제(린버크, 시빈코, 올루미언트)간 교체투여 시 급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한피부과학회 등 전문가 단체가 생물학적 제제와 JAK 억제제의 교체 투여 급여 적용의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했음에도, 복지부는 '근거 부족'을 이유로 교차투여 보험급여 적용을 반려했다.

현재 중증 아토피 환자들은 생물학적 제제 또는 JAK 억제제를 사용했을 때 부작용이 생기거나 치료효과가 없더라도 바로 교체투여하기가 어렵다. 즉시 교체투여 시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비싼 약값을 부담해야 해서다. 두 약제 간 교체투여를 할 때 급여혜택을 받으려면, 지금 사용하는 약을 중단한 후 면역억제제 등 다른 약을 3개월 이상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어야 한다. 3개월 이상 사용해야 하는 약은 교체투여하고자 하는 약보다 더 나은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단 점에서 환자에게 고통을 안겨준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이 같은 보험체계가 아토피 환자를 괴롭게 한다는 점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생물학적 제제와 JAK 억제제 모두 중증 아토피 피부염에 효과적인 치료제이나 환자마다 효과가 좋은 약이 따로 있고, 효과와 부작용은 사용하기 전까지 알 수 없어 교체투여가 불가피하단 것이다. 실제로 임상현장에서는 생물학적 제제 효과가 없던 환자가 JAK 억제제를, JAK 억제제 효과가 없는 환자는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했을 때 증상이 개선되는 사례가 많다.

관련 임상시험 역시 존재한다. JAK 억제제인 '시빈코'와 '린버크'의 경우, 생물학적 제제인 듀피젠트와 교차투여 시 효과와 안전성이 일관되게 유지된다는 임상시험 결과도 있다. 린버크는 생물학적 제제와 교체투여했을 때 중증 아토피피부염 개선에 더욱 효과가 좋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있다.

그러나 복지부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생물학적 제제와 JAK 억제제 간 교체투여 급여를 허용하지 않았다. 의료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생물학적 제제와 JAK 억제제 간 교체투여 시 이익과 부작용 등에 대한 더 많은 근거자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복지부의 판단에 아토피 환자의 아쉬움은 매우 큰 상태다. 분당차병원 피부과 김동현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은 환자마다 개인차가 굉장히 커 아무리 좋은 약이라 해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효과가 없을 수도 있는데 이럴 땐 약 교체가 필요하다"며 "교체투여가 급여가 되지 않으면 환자 입장에선 더 좋은 약을 두고도 다른 약을 한참 사용하거나 비싼 약값을 부담해야 하는 선택지만 갖게 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아토피는 질환 특성상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등 상태가 수시로 변한다"며 "JAK 억제제를 잘 쓰다가도 상태가 변하는 과정에서 약효가 떨어져 생물학적 제제로 변경이 필요하기도 하고, 변경했더니 또다시 JAK 억제제로 변경이 필요한 상태가 되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아토피 환자들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교차투여에 대한 적절한 급여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