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수정해 딸 낳았는데, 정자 주인이 주치의? 44년 만에 밝혀진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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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린과 데포이안(왼쪽), 메를 버거 박사/ 사진 = CBS뉴스 캡처
미국의 한 불임전문의가 과거 자신의 정자로 환자를 임신시킨 사실이 44년 만에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당시 인공수정을 통해 딸을 출산한 여성은 의사가 자신을 속였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3일(현지 시각) NBC, CBS뉴스 등 미국 매체는 최근 메인주에 거주하는 사라 데포이안(73)이라는 여성이 불임전문의 메를 버거 박사를 사기죄로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1979년 인공수정을 위해 메를 박사를 찾아간 데포이안은 “남편과 신체적 특성이 유사한 익명의 레지던트로부터 정자를 기증 받았다”는 메를 박사의 설명을 듣고 인공수정 시술을 받았다. 임신에 성공한 데포이안은 1981년 1월 딸 캐롤린을 낳았으며, 박사의 당부에 따라 딸을 비롯한 누구에게도 인공수정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진실이 드러난 건 캐롤린이 얼마 전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면서다. 병력을 알아보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받은 캐롤린은 현재 아버지가 생물학적 아버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메를 박사의 손녀, 사촌과 친척 관계며, 메를 박사가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라는 사실 또한 발견했다. 캐롤린은 “메를 박사와의 관계를 알아보던 중 그가 어머니의 인공수정을 맡은 의사였다는 걸 알게 됐다”며 “충격에 빠져 하루 종일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데포이안은 메를 박사가 자신을 속이고 정신적 충격을 줬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박사가 자신의 정자를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면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환자 입장에서는 주치의를 신뢰할 수밖에 없었지만, 메를 박사는 이를 이용해 상상도 못할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데포이안의 변호사 또한 “메를 박사의 불법 행위는 고의적·비윤리적이며 환자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고 했다.

메를 박사는 변호사를 통해 혐의를 부인했다. 박사 측 변호사는 “원고 측 변호사가 박사에게 처음 연락한 후 6개월이 지났고 반복해서 주장이 바뀌었다”며 “법정에서 원고 측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질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메를 버거 박사는 불임 전문 클리닉 보스턴IVF를 창립한 인물 중 한 명으로, 하버드 의과대학 산부인과 교수로도 재직했으며 2020년 은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