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스젠더 한국에 8600명… 우울증 동반 유독 많아

입력 2023.11.19 18:00
트랜스젠더
트랜스젠더는 일반인보다 우울증 유병률이 높다. 이들은 트랜스젠더 진단 전부터 불안완화제 등을 장기 복용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남현희-전청조 사건으로 최근 트랜스젠더와 간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트랜스젠더는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간성은 생식기나 성호르몬과 같은 신체적 특징이 남성이나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구조에 들어맞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방송이나 온라인 등을 통해 과거보다 트랜스젠더나 간성의 노출이 늘어났다고는 하나 이들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성소수자인 트랜스젠더와 간성의 존재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이들의 특징을 분석한 최초의 대규모 연구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한국에만 트랜스젠더 최소 8600명 존재
국내 트랜스젠더 수는 생각보다 더 많다. 고려대안암병원 성형외과 황나현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2007년 1월 1일~2021년 12월 31일) 우리나라에는 8602명의 트랜스젠더와 45명의 간성이 있다.

트랜스젠더가 가장 많은 연령층은 20~29세로 전체 트랜스젠더 인구의 48.3%를 차지한다. 간성은 연령대가 다양하다. 0~9세 연령대가 31.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차이가 있다면 처음 지정된 성별이다. 트랜스젠더의 67.8%는 태어날 때 남자로 지정됐고, 32.2%는 여자로 지정됐다. 반면, 간성 환자 중 55.6%는 태어날 때 성별이 여성으로 지정됐다.

또한 트렌스젠더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7년 트랜스젠더 진단 건수는 390건이었으나 2021년에는 986건으로 늘었다. 2020~2021년에만 156건이 추가로 진단된다. 간성의 경우, 특별히 증감의 경향이 파악되진 않는다.

◇트랜스젠더, 우울증 환자 유독 많아
한국인 트랜스젠더는 유독 정신건강이 취약한 특징을 보인다. 2016년 보건복지부의 전국 정신건강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주요 우울 장애 유병률은 5.0%인데, 트랜스젠더는 19.2%가 정신 건강 장애를 겪는다. 이는 해외의 트랜스젠더 관련 조사와도 일치한다. 호주의 한 연구에서는 트랜스젠더의 평생 우울증 유병률이 57.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실제로 국내 트랜스젠더들이 진단 전후에 가장 많이 투여되는 약물은 불안완화제(51.8%)이고, 그다음이 진정제(31.4%)다. 호르몬요법은 12.1%로 그 절반이 되지 않는다. 다만, 진단 전 평균 약물 투여 기간이 가장 긴 건 호르몬 요법(1143일)이었고, 항불안제(1091일)와 진정제(1010일)가 그 뒤를 이었다.

연구팀은 "진단 전후에 항불안제와 진정제의 광범위한 처방은 성 정체성 문제에 직면한 사람들이 경험하는 심각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팀은 "트랜스젠더 개인이 지속적인 성별 위화감과 만성 소수자 스트레스로 인한 부담을 안고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다"며 "이들은 정신 건강 통계에서 일반인과 극명한 대조를 보이기에, 지역사회 전반의 건강 향상을 위해 보다 포괄적인 의료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대한의학회지(JKMS)에 12월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