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에서 키운 고기 ‘배양육’ 직접 먹어봤더니… 그 맛은?

입력 2023.10.26 21:00

[대체육이 뜬다] 지속가능식품과학기술 국제심포지엄 현장

배양육 도시락
배양육 도시락./사진=이슬비 기자
실험실에서 세포를 키워 만드는 미래 고기 '배양육'을 드디어 직접 먹어봤다. 독도 새우 세포를 바다가 아닌 실험실에서 배양한 제품이었다. 맛만 비교하면 어디서 자란 세포인지 차이를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로 '새우' 그 자체였다.

배양육 스타트업 셀미트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지속가능식품과학기술 국제심포지엄에서 26일 제품 시식회를 진행했다.

먹어본 메뉴는 3가지, ▲독도새우가스 샌드위치 ▲독도큐브 크루통 샐러드 ▲첼로비 캐비어와 콜리플라워 퓌레였다. 모두 실험실에서 배양한 독도 새우 세포가 포함됐다.

도시락은 나오자마자 비릿한 향기를 풍겼다. 바다에 들어간 적도 없는 세포일 텐데 바다 향을 머금은 듯했다. 얼른 시식해 보고 싶었지만, 그 전에 동의서에 사인을 해야 했다. 아직 식약처 승인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식품으로 판매해도 된다고 승인을 받은 배양육 제품은 단 한 건도 없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니다. 전 세계에서 미국과 싱가포르를 제외하곤 어느 나라도 아직 배양육 제품을 식품으로 승인한 적이 없다.

막상 동의서를 받고 보니,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제품이라는 게 여실히 다가오면서 잠시 두려움이 생겼다. 그러나 고민은 10초도 가지 않았다. 곧 '맛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고 싶다'라는 강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도시락을 개봉했다.

막상 도시락을 개봉하니 비릿한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 독도새우가스 샌드위치는 빵 사이 고추냉이, 샐러드, 마요네즈와 함께 배양육으로 만든 새우가스가 들어있었다. 첫 한 입을 물었을 땐, 솔직히 감탄했다. 분명한 새우 맛이었다. 바다에서 자란 새우에서 나는 향이 그대로 있는, 아는 그 맛이었다. 그러나 두 입, 세 입 씹으면 씹을수록 식감이 아쉬웠다. 새우가스라기보다 미끌거리는 느낌이 더해진 새우 어묵을 튀김 옷으로 감싼 것 같았다. 셀미트 박길준 대표이사는 "식감과 조직감을 구현하는 게 매우 어려웠다"며 "계속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연구하고 발전 중"이라고 했다.

독도큐브 크루통 샐러드는 샌드위치보다 더 기성품에 가까운 맛이 났다. 큐브 형태로 만든 독도새우 배양육에 크루통(빵 껍질 조각), 방울토마토, 오이 등 여러 가지 재료가 버무러져 있어 배양육 자체가 튀지 않았다. 식감도 작은 큐브 형태로 만들었기 때문인지, 새우가스보단 조직감있었다. 단단한 새우 어묵이었다.

세 가지 음식 중 최고는 첼로비 캐비어와 콜리플라워 퓌레였다. 캐비어 알처럼 구현한 구에 배양한 독도새우세포를 넣은 것으로, 정말 캐비어같았다. 밑에 깔린 퓌레와 곁들여 먹으니 매우 맛있었다. 옆에서 시식하던 사람은 "캐비어가 정말 잘 구현됐고, 맛있다"고 감상평을 남기기도 했다.

캐비어
배양한 독도새우세포가 들어간 첼로비 캐비어./사진=이슬비 기자
모든 음식이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았다. 가격도 합리적일 것으로 추정된다. 박길준 대표이사는 "한 도시락을 만드는 데 사용된 총재료비는 약 5000원 정도"라고 했다.

배양육은 친환경적으로 미래 단백질 공급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고안된 방법 중 하나다. 

현재 셀미트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를 받기 위해, 심사 신청을 준비 중이다. 셀미트 외에도 다나그린, 씨위드 등 국내 배양육 스타트업들이 제품화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한편, 지속가능식품과학기술 국제심포지엄은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푸드시스템에서 마련하기 위해 관, 산, 학, 연 전문가를 초청해 전문 지식을 공유하는 장으로 오는 27일까지 개최된다. 사단법인 지속가능식품과학기술협회(SFS)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식약처,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일본세포배양육협회, UMAMI Bioworks, Apleph Farms, 셀미트, CYTENA, 다나그린, 씨위드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