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창·삼겹살만 먹으면 설사하는 사람 꼭 보세요

입력 2023.07.26 20:00
기름진 음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곱창이나 삼겹살처럼 기름진 음식만 먹으면 설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방 성분이 소화·분해는 어려운 데다가 장운동을 빠르게 하는 호르몬을 많이 분비시키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한국인의 복통 설사 유발 음식 1위는 포드맵이 많은 식품이다.

◇고지방 식이, 담낭 수축시켜 복통 유발 

지방은 주로 소장에서 흡수된다. 탄수화물, 단백질과는 달리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소화 및 분해가 어렵다. 지방이 잘 흡수되기 위해서는 쓸개즙이 꼭 필요하다. 그런데 쓸개즙은 하루에 만들어지는 양이 정해져 있다. 그 양을 초과하는 지방을 섭취하면 채 흡수되지 못한 지방이 대장으로 이동하고 장운동이 활발해져 설사로 이어지는 것이다.

기름진 음식과 복통은 호르몬에 의한 담낭 수축과 연관 있다. 위액에 의해 소화된 지방이 십이지장으로 들어오면 CCK(cholecystokinin)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CCK는 담낭을 수축시켜 쓸개즙을 십이지장으로 분비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이 때 담낭이 멀쩡하다면 별 다른 이상이 없겠지만 담석이 있다면 담낭이 수축할 때마다 복통이 발생할 수 있다. 기름진 음식만 먹었다 하면 복통과 설사를 겪는 사람은 섭취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

◇장내 미생물이 발효시켜야 하는 포드맵, 글루텐도 설사 유발

그런데 기름진 음식보다 설사 위험이 높은 음식이 있다. 포드맵 식품이다. 계명대 동산병원 연구팀이 ▲과민성장증후군 환자 101명 ▲간혹 장 기능 이상이 있지만 과민성장증후군은 아닌 167명 ▲장 기능 이상이 없는 건강한 125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한국인에게 설사·복통을 유발하는 음식 1위는 포드맵 식품(63%)으로 나타났다. 2위는 고지방 식품(49%)이었고 3위 글루텐 식품(44%), 4위 유제품(41%)이었다.

포드맵 식품은 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는 당 성분이 많이 든 식품을 말한다. 갈락탄, 푸룩탄, 젖당, 과당, 폴리올 등이 속한다. 이 당들은 소화 효소로 분해가 잘 안 돼 대부분 장시간 대장에 남아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된다. 발효 과정에서 가스가 생성돼 잦은 가스 방출, 복부 팽만으로 인한 복통 등이 유발된다. 당 성분이 수분을 머금은 채 대장에 남게 돼 설사를 유발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포드맵 식품으로는 생마늘, 생양파, 양배추, 콩류, 사과, 배, 수박, 액상과당 등이 있다.

불용성 단백질인 글루텐이 든 식품도 소화 효소가 잘 분해하지 못해 장에 남으면서 발효된다. 가스, 복통 등이 유발될 수 있다. 밀가루 제품이 대표적이다.

마지막으로 우유 등 유제품도 설사와 복통을 잘 유발하는 식품 중 하나다. 특히 한국인은 유제품 속 유당을 분해하는 소화 효소를 가진 사람이 거의 없다. 장 속에 유당이 남아있으면 장내 삼투압이 높아져 설사를 유발한다. 유당 역시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돼 가스, 복통 등을 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