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마음의 불을 끄다… 진정 효과 어디서 오길래

입력 2023.06.07 22:15

상추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상추를 즐기는 이들이 주위에 부쩍 늘었다. 꾸준히 챙겨 먹었더니 잠이 깊이 들더란 사연을 전한다. 상추와 관련된 멋들어진 문장 하나를 선물 받기도 했다. 상추는 마음의 불을 꺼주는 것 같아…. 고요하고 존엄한 표현이라 생각했다. 잠깐, 간결한 문장의 서정에 취해 있자니 상추의 진정 효과가 어디서 오는지 진정 궁금해졌다.

◇사람들의 밤낮에 간여하는 상추
밤의 고요를 부르는 상추의 효험은 멜라토닌과 락투카리움 성분에 주로 의존한다. 멜라토닌은 호르몬 중에서도 신비하다. 우리 몸속 멜라토닌의 양은 밤과 낮의 길이에 맞춰 조절된다. 빛의 양과 주기에 민감하니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도 예민하다. 생체 리듬의 기본은 언제 깨어있고, 언제 자느냐는 것이다. 멜라토닌은 사람의 생체 리듬을 좌우한다.

신비하기론 락투카리움도 뒤질 게 없다. 상추의 줄기 부분을 따면 우윳빛 액체가 배어 나온다. 그걸 두고 ‘상추 아편’이라 한다. 락투카리움은 그 속에 들었다. 양귀비 열매에 흠집을 내 얻는 아편과 비슷한 모양새다. 미약하지만 아편처럼 진통, 진정, 최면 효과도 가졌다. 당연히 잠에도 도움 된다. 상추 속에 스며들어, 마음의 불을 꺼주는 물질이 바로 락투카리움이다. 상추의 약용은 고대 이집트에서도 확인된다.

조선 시대엔 고추밭의 이랑을 굳이 확보해 상추를 심는 이들이 있었다. 락투카리움 성분이 담긴 우윳빛 액체가 정액을 떠올려서다. 그들은 상추가 정력을 강화해준다고, 고추밭 사이에서 자라면 그 효과가 더 커진다고 생각했다. 한적한 농가의 소박한 상상이 원초적이고 동화적이다.

멜라토닌은 우리의 밤과 낮을 구분해주고, 락투카리움은 우리를 밤으로 밀어 넣어준다. 자연의 밤낮은 태양 빛이 가르지만, 사람의 밤낮은 상추가 가른다. 그렇게 제 속에 밤과 낮을 품은 상추 200g에 다진 파, 마늘을 얹고 고춧가루 두 큰술, 진간장 한 큰술, 참기름 조금을 넣어 가볍게 버무리면 맛난 상추 겉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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