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줄어든 부모님, 골다공증 가능성… 치료는 가능한 걸까?

입력 2023.05.03 15:23
다리를 손으로 잡고 있는 모습
고령층이 키가 3cm 이상 줄었다면 뼈가 약해지는 골다공증이 발생했을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50대 주부 박모씨는 어머니의 키가 예전보다 부쩍 줄어들었다고 느껴 놀랐지만,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이후 허리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어머니는 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골절을 진단 받았다. 약해진 척추가 내려앉으면서 실제 어머니의 키가 작아진 것이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5월 어버이날, 자녀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부모님의 건강이다. 하지만 부모님들은 자녀들이 걱정할까 정작 본인의 건강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조용한 뼈 도둑'이라 불리는 골다공증은 폐경기 이후 여성의 뼈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미리 건강을 살피고 골밀도 검진과 적절한 치료까지 적극적으로 챙겨드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연령별 골다공증 진료인원은 60대가 36.9%로 가장 많았고, 이어 70대 30.0%, 50대 16.0%, 80세 이상 14.6% 순이었다. 성별에 따라서는 대다수인 94%가 여성으로 집계됐다.

◇부모님 키 3cm 이상 줄었다면… 골다공증 의심
여성이 골다공증에 특히 취약한 이유는 폐경으로 인한 여성호르몬의 변화 떄문이다. 폐경 이후에는 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는데, 이로 인해 새롭게 만들어지는 뼈보다 흡수돼 사라지는 뼈의 양이 많아지면서 골 소실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폐경 이후 첫 3년 동안에는 골밀도가 연평균 4~5% 가량 급격히 감소하며, 이후로도 매년 1~2%씩 줄어든다. 하지만 골밀도의 감소는 환자가 느낄 수 있는 전조증세가 없기 때문에 폐경 이후 키가 줄었는지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척추가 약해지고 가벼운 외상으로도 척추뼈가 부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중에서 척추 골절이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만약 부모님의 키가 평소 대비 3cm 이상 줄었다면 이미 골다공증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방치하면 환자 본인도 모르는 사이 뼈가 부러져 앉거나 걷는 기본적인 거동이 불가해지는 등 삶의 질에 큰 악영향을 불러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흔히 말하는 '꼬부랑 할머니'의 경우 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 골절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서울대보라매병원 정형외과 조민준 교수는 "최근에는 과거에 비해 허리가 크게 굽은 노인이 많지 않지만, 진료현장에서는 키가 갑자기 줄어들거나 허리가 굽어서 병원을 찾았다가 골다공증을 진단 받는 환자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며 "골다공증은 체감되는 증상이 없기에 치료를 간과하기 쉽지만, 한 번 골절이 발생하면 재골절 발생 위험이 5배 이상 높아지고 통증으로 인한 거동 어려움으로 일상 생활에도 불편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환자가 합병증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으므로 재골절 발생 전에 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 54세·66세 여성이라면 무료 골밀도 검사 가능
부모님의 골밀도 수치를 자녀들이 체크하고 변화를 살피는 것도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골밀도 검사 결과는 젊은 성인의 정상 골밀도와 환자의 골밀도를 비교한 수치인 T-점수(T-score)로 확인할 수 있다. T-점수가 1.0 낮아지면 골절이 발생할 위험은 2~3배 높아지며, T-점수가 -2.5 이하일 경우 골다공증으로 진단한다. 대부분의 골밀도 검사는 가까운 병원에서 10분 내외로 쉽게 받아볼 수 있다. 만 54세, 만 66세 여성은 국가 건강검진을 통해 무료로 골밀도 검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조민준 교수는 "골다공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뼈를 점차 약하게 해 모르고 방치하면 어느 날 갑자기 뼈가 부러질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라며 "골절 전까지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환자 본인도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기에, 여성의 경우 60대 이후, 골다공증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50대 중반부터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대한골대사학회는 '한국인을 위한 골다공증 위험도 체크리스트'를 통해 ▲60세 이상의 노령 ▲50세 이후의 골절 경험 ▲대퇴골 골절 및 골다공증 가족력 ▲관련 동반질환 및 약물 복용 이력 등과 함께 ▲40세 이후의 신장 감소를 골다공증 핵심 위험 요인으로 안내하고, 이에 해당할 경우 골밀도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하고 있다.

◇​골다공증 진단받았다면, 꾸준한 치료 필요해  
골밀도 검사 후 골다공증 치료를 시작했다면 자녀의 역할은 부모님이 꾸준히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챙기는 것이다.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지면 살짝 부딪히거나, 심한 경우 기침만으로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 만약 골절 등으로 인해 입원 기간이 길어지면 폐색전증, 폐렴, 욕창, 감염과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고령의 경우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

골다공증 치료의 가장 큰 목표는 골절을 예방하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꾸준히 치료를 이어나가야 한다. 인구 고령화와 기대 수명의 증가로 오랫동안 골다공증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는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 또한 중요해졌다. 골다공증 치료제 역시 작용 기전과 효과, 투약 주기와 방법까지 다양해지고 있으며 장기 치료 시 환자의 편의성은 물론 치료효과를 입증한 치료제도 사용 가능하다.

조민준 교수는 "가령 6개월에 한 번 주사하는 치료제는 10년 동안의 장기 임상연구에서 지속적인 골밀도 증가와 골절 위험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며 "1년에 두 번만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을 찾아 꾸준히 치료 받는다면 큰 불편없이 오랫동안 골다공증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