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3.03.23 07:15

'골닥' 서경묵의 골프 이야기

팔꿈치 만지는 모습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골프 관련 부상에 대한 의학적 통계를 보면 미국스포츠학회와 국내스포츠학회에서는 골프를 중등도 정도 위험성을 내포한 운동으로 설명하고 있다. 럭비, 축구 등과 같은 콘택트 스포츠(contact sports)에서 발생하는 정도의 부상은 아니어도, 같은 방향과 같은 자세로 반복적인 스윙을 해야 하기에 연습·시합 중 같은 부위에 스트레스가 쌓여 근골격계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골프 관련 부상은 골절이나 신경계 손상이 아닌 힘줄 인대 손상이 대부분이다. 그 중 1, 2위를 다투는 것이 ‘골프엘보’라고 하는 팔꿈치 통증이다. 의학교과서에는 골프엘보를 ‘공이 나가는 방향(aiming side)의 반대 측 내측 팔꿈치 통증’으로 정의하고 있으나, 실제 골프 관련 통증에 대한 20년 이상 치료 경험에 비춰 봤을 때 공이 나가는 방향의 외측(lateral side) 팔꿈치 통증 빈도가 가장 높음을 알 수 있었다. 공이 나가는 방향의 외측 팔꿈치 발병 빈도가 가장 많고, 반대 측인 내측이 두 번째로 많아 보인다.

부상의 원인은 다양하다. 그 중 중요한 몇 가지를 나열해 보자면, 먼저 연습의 빈도가 너무 많고 제한된 연습 시간 안에 너무 많은 공을 치고 있진 않은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아마추어 골퍼들을 보면, 대부분 즐기기보다 시작하면 잘 쳐야 한다는 생각에 매우 집중적으로 열심히 운동한다. 무엇이든 ‘빨리 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일까? 100야드, 200야드 규모 야외 연습장에서는 시간을 제한해 기계적으로 올라오는 공을 땀을 뻘뻘 흘리면서 쉼 없이 시간당 100여개 이상 때려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단련되지 않은 손목, 팔꿈치 등에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져 힘줄 인대에 염증이 생기거나 부분 파열이 발생하곤 한다.

아이언샷을 찍어 치는 경향이 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공을 찍어 친다고 해서 모두 골프엘보가 생기진 않지만, 골프엘보로 치료 받는 환자가 찍어 치는 경향이 있다면 쓸어 치는 방식으로 스윙을 바꿀 것을 권한다. 동시에 자신의 나이와 근력상태에 맞지 않는 강한 스틸샤프트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도 확인해, 부적당하다면 탄성이 있고 어느 정도 충격 흡수가 가능한 그라파이트 샤프트로 바꿀 필요가 있다.

골프엘보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은 다양하다. ‘문고리도 못 돌리겠다’, ‘커피 잔을 들다 깜짝 놀라 커피 잔을 떨어뜨렸다’, ‘지나가다 누가 살짝 건드렸는데 너무 아파서 나도 모르게 욕을 했다’, ‘사업상 골프를 쳐야 하는데 안 나갈 수는 없고 정말 괴롭다’고 말하곤 한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멀쩡한데 본인은 괴롭다보니 더 힘들다는 것이다.

환자 중 ‘이 정도 통증,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며 더 연습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통증이란 몸 상태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로, 1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올바른 진단 하에 치료받아야 오랫동안 즐기면서 골프를 칠 수 있다.

치료는 정확한 진단이 우선이다. 검사를 통해 힘줄의 염증 또는 퇴행성 변화가 동반된 파열 여부 등을 확인하고 치료해야 한다. 염증일 때와 부분파열일 때 치료방법은 완전히 다르다.

진단은 어렵지 않다. 먼저 의사가 환자의 증상을 들어본 뒤 몇 가지 신체검사를 실시하고, 필요한 추가 검사를 통해 해당 통증의 원인이 관절 통증인지, 아니면 힘줄 염증이나 부분 파열인지 구분해 치료 방향을 정한다. 단순 통증이라고 생각해 통증 억제 주사 치료를 받거나 소염진통제를 먹고 기다린다면 오히려 병을 키울 수 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