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해소 말고… '매운 맛' 몰랐던 효과

입력 2023.03.16 21:00

매운맛
매운 음식을 적당량 먹으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심혈관질환 위험이 줄어들고, 모발 성장이 촉진되는 등 다양한 건강 효과를 볼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떡볶이, 라면, 짬뽕 등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기는 음식을 나열해보면 대체로 '매콤함'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매운맛은 맛있을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줄이고, 다이어트를 돕고, 모발 성장을 촉진하는 등 의외의 다양한 건강 효과도 있다.

◇스트레스 해소 효과
스트레스받는 날 매운 음식이 생각나는 건, 실제로 매운 음식의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매운맛은 미각이 아닌 통각이라, 매운맛을 내는 성분이 혀에 붙으면 뇌는 통증으로 인식하고 진통·쾌감효과가 있는 물질을 분비한다. 엔도르핀과 아드레날린이 대표적이다. 신진대사가 활성화되면서 땀도 잘 배출되는데, 노폐물이 몸 밖으로 배출돼 개운한 느낌도 받을 수 있다.

다만, 매운맛을 초가공식품으로 즐기게 되면 오히려 더 우울해질 수 있다. 초가공식품으론 양념치킨, 매운 과자 등이 있다. 실제로 미국 플로리다애틀랜틱대 연구팀이 1만 359명을 대상으로 초가공식품 섭취가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더니, 하루 섭취량의 80%를 초가공식품으로 섭취한 집단은 20% 미만으로 섭취한 집단보다 우울증 위험이 1.81배 높았고, 불안 증상은 1.19배 더 자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발 성장 촉진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은 발모에 도움이 된다. 미국 터프츠 의대 연구팀이 캡사이신과 모발 간 상관관계를 조사한 30건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 캡사이신에 모발 성장을 돕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한 연구에서는 48명을 대상으로 캡사이신을 투여했더니 5개월 후 48명 모두에게서 유의미한 모발 성장이 있었다. 일본 나고야시립대 의학원 연구팀도 비슷한 연구를 했다. 탈모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그룹에는 캡사이신(1일 6mg)과 이소플라본(1일 75mg)을, 한 그룹에는 위약(가짜 약)을 5개월 동안 먹도록 했더니, 캡사이신과 이소플라본을 먹은 그룹에서만 모발 성장이 촉진됐다. 연구팀은 캡사이신이 체내 IGF-1 분비를 유도하는 단백질인 칼시토닌유전자관련펩티드(CGRP) 방출이 촉진된 것을 핵심 기전으로 봤다. IGF-1은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과 비슷한 인자로,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다만, 캡사이신 일일 권장 섭취량인 50mg(청양고추 15개) 이상 먹으면 오히려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 매운 음식을 과도하게 먹으면 땀이 두피를 비롯해 많이 나는데, 두피에서 배출된 땀은 피지, 각질 등 각종 이물질과 뒤섞여 두피 모공을 막을 수 있다.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고추 등 캡사이신이 든 매운 음식은 심장에도 좋다. 콜레스테롤과 염증 수치를 낮춰 혈관에 지방이 쌓여 딱딱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또 캡사이신은 혈류를 증가시켜 혈액 순환이 원활하도록 돕는다. 실제로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팀이 고추를 식사 때 자주 먹은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비교·분석했더니, 고추를 자주 먹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26%나 낮았다.

◇지방 분해 촉진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캡사이신이 몸을 각성하게 하는 자율신경인 교감신경을 자극해 신진대사율을 높여 지방 분해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미국 와이오밍대 약대 연구팀 연구 결과 캡사이신은 지방을 저장하려는 백색지방을 열량 소모를 늘리는 갈색지방으로 바꾸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매운맛을 먹으면 다른 맛 음식을 먹을 때보다 천천히 먹게 돼 총섭취량도 줄일 수 있다. 보통 위가 음식을 인식하고 뇌가 배부르다는 신호를 보낼 때까지 20분 정도 걸리는데, 빠르게 폭식할 경우 위가 다 차도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 과식하게 되곤 한다. 그러나 먹는 속도가 늦춰지면 제때 포만감을 느껴 적당량만 먹을 수 있다.

◇과도한 섭취, 위 점막 손상으로 이어져
다만, 매운 음식을 과도하게 먹으면 위 점막이 손상돼 위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캡사이신은 소화가 잘 안돼,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 위장을 자극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운 음식은 위와 식도 사이 조임근을 느슨하게 해, 소화불량과 속 쓰림도 유발할 수 있다. 대장 조직도 자극해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을 악화하기도 한다. 매운맛을 건강하게 즐기려면 적정량을 섭취하는 게 가장 중요하며, 먹을 땐 우유, 달걀 등 매운맛을 중화하는 음식을 함께 섭취해 위장에 가는 자극을 줄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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