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때 악몽 잦았던 50세 어른의 뇌를 검사해보니…

입력 2023.02.28 22:00
어린이와 악몽
사진=헬스조선DB
어린이의 잦은 악몽이 거의 40년 이후의 인지장애, 파킨슨병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버밍엄시립병원 신경과 아비데미 오타이쿠 교수 연구팀은 어린 시절 잦은 악몽이 미래 파킨슨병이나 치매 위험과 상관관계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1958년 3월 3일부터 9일까지 영국, 스코틀랜드, 웨일스에서 태어난 모든 어린이의 삶을 추적한 ‘1958 영국 출생 코호트 연구’의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다. 해당 데이터에는 6991명의 어린이가 7세(1965년)와 11세(1969년)일 때, 지난 3개월 간 악몽을 얼마나 꾸었는지에 대한 보호자의 답변도 포함돼 있었다.

연구팀은 아이들이 7살과 11살 때 악몽을 꾸는 빈도에 따라 ▲전혀 ▲가끔 ▲지속적 세 그룹으로 나눴다. 평균 78.2%는 전혀 악몽을 꾸지 않았다고 응답했으며 17.9%는 가끔, 3.8%는 지속으로 악몽을 꾼다고 응답했다. 그런 다음 아이들이 50세가 되던 2008년, 인지장애나 파킨슨병을 앓는 비율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지속적으로 악몽을 꾸는 아이들은 악몽을 전혀 꾸지 않는 아이들에 비해 50세 때 인지 장애를 겪을 가능성은 76%, 파킨슨병은 64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하면, 악몽을 지속적으로 꾸는 아이는 악몽을 전혀 꾸지 않는 아이에 비해 50세 때 인지 장애 또는 파킨슨병을 겪을 가능성이 85% 더 높았다.

연구팀은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악몽이 수면을 통한 뇌 회복을 방해하기 때문일 것이라 추정했다. 정기적인 악몽은 상당 부분 PTPRJ라는 유전자와 관련이 있는데 이는 노년기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연구팀은 어린 시절의 악몽 역시 해당 유전자가 영향을 끼친 결과일 것이라고 봤다.

연구의 저자는 오타이쿠 교수는 “지속적으로 악몽을 꾼다고 응답한 어린이의 수 자체가 적기 때문에 단순히 악몽을 몇 번 꾼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며 “앞으로 뇌파를 활용해 악몽의 생물학적 원인을 분석하고 파킨슨병을 예방할 수 있는 치료법 개발에 힘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의학 전문지 '란셋'의 온라인 학술지 ‘이클리니컬메디신(eClinical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