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스레인지 판매 금지 검토… 얼마나 위험하길래?

입력 2023.01.11 14:44

가스레인지
미국 정부가 가스레인지에서 누출된 가스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가스레인지 판매 금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정부가 실내 공기 오염 등을 이유로 가정에서 사용되는 가스레인지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는 가스레인지 사용이 건강 및 호흡기 문제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이 같은 조치를 고려 중이다. 위원회는 오는 3월 가스레인지의 위험 문제와 관련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수렴할 예정이다. 더불어 가스레인지의 제조나 수입 금지에 더해 배출 기준을 설정하는 문제도 선택지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가전제조협회측은 유해 물질은 가스레인지가 아닌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고 반박했다. 가스레인지를 금지할 게 아니라 환기 후드를 켜는 등의 행동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왜 가스레인지 사용을 두고서 이런 설왕설래가 오가게 된 것일까?

가스레인지 사용이 실내 공기 벤젠 농도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22년 PSE 헬시 에너지 연구팀은 캘리포니아 7개 지역의 159개 주방용 가스레인지에서 185개의 가스 샘플을 수집했다. 연구 결과, 가스레인지와 가스 오븐에서 가스 누출이 일어났고, 이때 실내 공기 농도는 캘리포니아 환경 건강 위험 평가국 권고 기준(8시간 노출, 0.94ppbv)을 초과했다. 담배 연기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연구팀은 "누출 속도가 높고 환기가 잘 안되면 이 권고 기준을 초과하게 된다"며 "이 기준을 초과한다는 것은 실내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벤젠은 국제암연구소(IARC)가 선정한 1군 발암물질로 호흡을 통해 약 50%가 인체에 흡수된다. 2006년 국립환경과학원 실내환경과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주 작은 양의 벤젠은 피부를 통해 침투되기도 한다. 체내에 흡수된 벤젠은 주로 지방조직에 분포되는데 ▲졸음 ▲어지러움 ▲두통 등의 신경계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조혈 장애, 특히 골수에 영향을 미치는데, 빈혈과 면역체계에 손상을 준다고 알려졌다. 조혈장애는 골수 안에서 모든 세포의 모체가 되는 줄기세포를 만들지 못해 혈액세포가 줄어들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지난달에는 미국 내 12% 이상의 소아 천식이 가스레인지 사용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내용의 연구가 환경 연구 및 공중보건 국제 저널에 발표됐다.

실제 인간은 실내에서 하루 80% 이상을 머무르기 때문에 벤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다행히 환기를 시키면 벤젠과 같은 오염물질이 실내에 쌓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벤젠 저감을 위해 오전, 오후, 저녁 등 하루 3번 30분씩 창문을 열어 실내 공기를 외부 공기로 완전히 교환해 주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 가스레인지로 요리할 때는 레인지 후드를 틀거나 창문을 열어 공기를 순환시킨다. 실내 여건에 따라 다르지만 창문은 최소 5cm 이상 열어야 한다. 마주 보고 있는 창문 두 개를 동시에 열면 맞통풍 효과 덕에 다량의 공기를 빨리 순환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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