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건강, 배우자와 닮아간다"

입력 2022.12.23 09:51
노부부
부부/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남편이나 아내의 심혈관 건강지표가 좋으면 그 배우자도 좋을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1.5배 가까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김현창 교수 연구팀은 2014∼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중년 부부 6030쌍(1만2060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심혈관 건강 수준의 일치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심혈관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흡연, 운동, 식습관, 비만도,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의 7개 위험요인을 기준으로 심혈관 건강지표를 만들어 분석했다. 각 위험요인이 바람직한 수준이면 1점, 그렇지 않으면 0점을 부여해 최저 0점에서 최고 7점까지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심혈관 건강지표가 5점 이상인 경우를 '좋은 수준'으로 분류하고 나이, 교육, 소득 등의 다른 영향을 배제한 상태에서 부부간 심혈관 건강 수준의 일치도를 평가했다.

평가 결과, 전체적인 심혈관 건강지표 평균 점수는 남편(평균나이 54.3세)이 3.2점으로 아내(평균나이 51.2세)의 4.0점보다 낮았다.

연구팀은 아내의 심혈관 건강지표가 좋으면 남편도 좋을 가능성이 건강지표가 좋지 않은 경우에 견줘 1.49배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반대로 남편의 심혈관 건강지표가 좋을 때 아내가 함께 좋을 가능성도 같은 비교 조건에서 1.46배에 달했다.

부부 사이에서 가장 일치하는 심혈관 건강지표는 비흡연(57.17%), 이상적인 공복 혈당(34.93%), 식습관(24.18%)이었다.

흥미로운 부분은 아내의 건강지표가 남편의 건강지표에 미치는 영향은 나이에 따라 차이가 없는 반면, 남편의 건강지표가 부인의 건강지표에 미치는 영향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약해지는 경향을 보였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건강 행동에 공통점이 많은 부부 또는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적용하면 개인 대상인 경우보다 더 효율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김현창 교수는 "아내나 남편의 심혈관 건강 수준이 배우자의 심혈관 건강에도 서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대규모 부부 데이터로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며 "만약 부부 중 한 사람이 심혈관 건강에 문제가 있다면 배우자도 심혈관 건강지표를 함께 확인해 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 고혈압'(Clinical hypertension)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