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고 나온 ‘피토’, 응급실 가야할까?

입력 2022.11.25 08:00

구토
술 먹은 뒤 혈토의 양이 많거나 흑색 변을 본다면 빠르게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술을 많이 마시면 구토를 하게 된다. 체내로 들어온 독성 물질을 배출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런데 토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도 있다. 메스꺼움이나 가슴 통증 등이 동반되는데 응급실에 가야하는 상황인걸까?

술이 구토를 유발하는 경로는 두 가지다. 먼저 체내 유입된 알코올은 간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독성 물질로 분해된다. 음주량이 많을수록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수치도 높아진다. 우리 몸은 이를 몸 밖으로 배출시키기 위해 뇌의 연수(뇌에서 위와 심장 등의 운동을 조절하는 부분)에 있는 ‘구토중추’를 자극해 구역질을 유발한다.

알코올 자체가 위를 자극해 구토를 유발하기도 한다. 고농도의 알코올은 위와 십이지장 사이를 좁게 만들고 위 점막을 자극한다. 이러면 음식물이 위를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한 채 압력에 의해 식도 쪽으로 역류하게 된다.

혈토는 왜 나오는 걸까? 위는 식도보다 훨씬 넓다. 구토로 위 속 음식물이 식도 쪽으로 몰리면 식도 압력이 갑자기 상승하면서 압력차가 발생한다. 압력차는 식도와 위가 만나는 점막 부위에 상처를 만들고 노출된 혈관에서 출혈이 발생한다. 이를 ‘말로리-바이스 증후군(Mallory-Weiss syndrome)’이라 한다. 심한 알코올 섭취 후 반복적인 구역이나 구토가 가장 큰 원인이다. 물론 강한 기침, 멀미, 항암제 투약 후 발생한 오심 등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말로리 바이스 증후군은 대부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호전된다. 점막 정도에 난 상처는 금방 치유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토혈의 양이 많거나 흑색 변을 본다면 병원 방문이 필요하다. 점막을 넘어 식도의 벽이 찢어졌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 이러한 식도 천공은 극심한 가슴 통증과 빠른 맥박 결국, 쇼크가 나타나면서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응급실에 방문해 혈액검사를 한 뒤 내시경 지혈술을 받아야 한다.

혈토는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반복적인 과음에 의한 구토가 가장 큰 원인인 만큼 술 먹은 뒤 구토하는 습관이 있다면 없앤다. 과식 습관도 버리는 게 좋다. 특히 일부러 토하는 습관이 있는 거식증, 폭식증 환자들도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과음을 자주 하는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들은 말로리 바이스 증후군이 아니라 간경변증에 의한 식도 정맥류가 혈토의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사망률이 20%에 달하는 응급 질환인 만큼 즉시 응급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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