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늙었나? '타' 발음 1초에 'O번' 이상 못 하면…

입력 2022.11.11 23:30
구강 노쇠 그래픽
조선일보 DB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국내형 구강노쇠 진단 기준 및 치료’를 주제로 회의를 개최, 구강 노쇠 진단과 치료법에 대한 전문가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구강 건강은 노년기 영양상태를 좌우하기 때문에 건강한 노화와 노쇠 예방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다. 국내에는 구강 노쇠에 대한 진단 기준과 진료지침이 마련돼 있지 않아, 이번 회의를 통해 구강 노쇠의 진단 기준 및 치료법에 대한 합의를 이뤄냈다.

먼저, 구강 노쇠란 노화에 따른 구강악안면 기능의 저하로 인한 생리적 기능의 감소로 정의된다. 구강 노쇠는 전신 노쇠 발생과 악화의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각종 질병에 대한 이환율 및 장기요양률·사망률 등을 증가시킨다.

65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저작 기능 ▲​교합력 ▲​혀의 근력 ▲​타액선 기능(구강건조) ▲​삼킴 기능 ▲​구강 청결 유지 상태 등 총 6개 항목 중 2개 이상의 항목에서 기능 저하가 관찰되는 경우 구강 노쇠로 진단할 수 있다.

구강 노쇠로 진단된 노인에게는 저작근 운동, 타액선 마사지 및 설구순 운동을 권고하고, 저작 기능이 저하된 노인에게는 교합되는 치아 개수를 늘리는 등 교합력 증강을 위한 적극적인 치과 치료를 권고한다. 구강건조가 관찰되는 노인의 경우 정기적으로 불소도포를 시행하고, 구강 불편감 감소를 위해 타액 대체재 처방을 할 수 있다. 특히, 치주 관리, 치아 우식 예방, 틀니 관리를 위해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권장한다.

대한치의학회 김철환 회장은 “국가에서 활용하는 노인 구강건강에 대한 지표가 부족해 지속적인 개발이 필요하고, 국내형 진단 방법 또한 국내 자료를 기반으로 근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노인 스스로 자립해서 오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구강 분야에도 초고령사회에 전문가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한광협 원장은 “급속도로 고령화되는 사회에서 노화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지만 피할 수 없는 문제로, 건강한 노화를 위한 꾸준한 관리와 노력은 필요하다”며 “합의문을 기반으로 앞으로 보다 적극적인 구강노쇠 진단과 치료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경대 카츠야 이이지마 교수가 '구강 노쇠'라는 개념을 2018년 한국노인노쇠코호트사업단 세미나에서 발표한 적이 있다. 구강 노쇠란 씹기·삼키키 등 구강 기능의 저하를 말하는 것으로, 구강 노쇠 정도에 따라 전신의 노쇠 정도를 예측하고 사망 위험도 알 수 있다. 노인이 노쇠하면 체력과 인지 기능이 동시에 저하되면서 여러 문제를 유발하기 때문에, 노쇠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이이지마 교수는 "노쇠 여부는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노쇠에 빨리 대처해, 장기 요양이 필요한 상태로까지 건강이 악화되는 걸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이지마 교수는 65세 이상 노인 2000여 명을 조사했다. 연구를 통해 ▲치아가 20개 미만으로 남았다 ▲씹는 능력이 예전에 비해 조금이라도 떨어졌다 ▲'타' 발음을 1초에 여섯 번 이상 할 수 없다 ▲혀로 입천장을 세게 누르는 게 힘이 든다 ▲딱딱한 음식을 보면 '씹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액체를 삼킬 때 사레가 자주 걸린다 등 여섯 개 문항 중 세 개 이상 문항에 해당하면 '구강 노쇠'가 진행됐다고 판단했다. 구강 노쇠 노인은 여섯 문항 중 한 문항에도 해당하지 않는 노인에 비해 4년 후 사망률이 2.35배로 높았고, 한두 개에 해당하는 노인에 비해서는 1.88배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