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자주 꾸는 노인 '이 병' 주의해야

입력 2022.08.23 20:30

시계와 침대 위에서 뒤척이는 사람 모습
노인에게서 반복되는 악몽은 파킨슨병, 우울증의 신호일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악몽(惡夢)​을 단순히 스트레스 탓으로 치부하기 쉽다. 하지만 노인에게서 지속되는 악몽은 파킨슨병, 우울증과 관련 있다는 연구들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파킨슨병 위험 2배 높다는 연구 나와  
영국 버밍엄대 연구진은 남성 골다공증에 관한 코호트 연구의 데이터를 이용해, 악몽을 꾸는 사람이 파킨슨병 진단을 받을 확률이 더 높은지 분석했다. ▲수면 시 느끼는 불편함(코골이, 야간뇨 등)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 등을 측정하는 '피츠버그 수면의 질 지수(PSQI)'를 비롯해, 65세 이상 노인 3818명을 평균 12년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악몽을 한 주에 적어도 한 번 꾸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파킨슨병을 진단받을 확률이 2배 더 높았다. 이 상관관계는 연구가 시작된 지 4년 이내로 기간을 좁히자 더 강해졌다. 연구 초기에 이루어진 수면의 질 설문조사에서 악몽을 한 주에 한 번 이상 꾼다고 답한 노인은 향후 4년간 파킨슨병을 진단받을 위험이 6배 더 컸다. 이에 연구진은 잦은 악몽이 파킨슨병이 서서히 진행 중임을 알리는 전조증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파킨슨병은 뇌 신경전달물질(도파민) 부족으로 몸이 떨리며 근육이 굳고 동작이 느려지고 걸음새가 이상해지는 질환이다.

◇우울증 아닌지 살펴볼 필요 있어 
노인이 악몽을 자주 꾸면 우울증 위험이 4배로 높아진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고대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 연구팀과 성신여대 심리학과 서수연 교수 연구팀은 70세 이상 노년기에 꾸는 악몽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공동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는 한국인유전체조사사업 중 안산코호트에 참여하고 있는 50대부터 80대까지의 성인남녀 29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심각한 악몽을 꾸는 사람은 대상자 중 약 2.7%, 70세 이상에서는 6.3%로 나타났다. 그 중 사별을 경험했거나, 무직, 소득이 낮을수록 악몽을 꾸는 횟수가 더 잦았으며 이렇게 노년기에 악몽을 빈번하게 꾸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우울증을 위험이 4.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우울을 비롯한 여러 심리적인 문제와 연관이 있다는 과학적 증거들이 강력한 만큼, 악몽을 단순히 깨고 나면 괜찮은 '무서운 꿈'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정신건강이 취약해졌음 알려주는 중요한 신호로 봐야 한다"며 "평균 수명의 증가와 함께 노년기 삶의 질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된 만큼 주변 어르신 중에 악몽을 자주 꾸는 분이 있다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악몽장애(nightmare disorder)를 비롯한 우울증 등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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